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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관절염 있을 때 등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by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전문의 칼럼]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범구 교수 

이범구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평소에 건강을 자부했던 저자는 몇 해 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초기라는 소견을 받았다. 건강 관리를 위해 등산을 시작했는데 산에 오를 때 보는 멋진 풍경이 좋고, 기분도 좋아져 인근의 낮은 산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100대 명산을 찾아다니며 등산을 즐겼다. 어렵다는 지리산 종주, 설악산 공룡능선 등반도 완주했다. 자연스럽게 체중도 줄었고, 혈당도 정상이 되었다.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보다 숨도 덜 차고 더 건강해진 덕분인지 수술할 때도 집중이 더 잘 되는 듯했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건강에 도움되는 측면이 많으나 일부 질환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등 가려서 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등산이 관절에 미치는 영향은 이율배반적인 면이 있어 많은 환자가 혼란스러워한다.

건강을 위해 등산을 시작하고 보니 주위에도 건강을 지키려 등산을 시작한 사람이 많았는데, 등산 후 오히려 관절염이 악화했다는 사람, 특히 산에서 내려올 때 다리에 힘이 없어 급하게 뛰듯이 내려오다가 십자인대, 반월상 연골 파열 등 무릎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됐다. 진료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운동 후 무릎 통증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고, 특히 높은 산을 오르거나 케이블카 등 기구를 통해 올라가고 걸어서 내려온 후에 무릎이 쑤시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운동이 관절염에 좋지 않은가 생각하다가도, 반면 관절염이 있던 환자가 운동한 후에 아프지 않게 됐다는 말도 듣게 되기 때문에 노후에 운동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혼돈에 빠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산에 다녀온 후 무릎이 아픈 이유는 무릎 관절로 가는 압력이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 걸을 때, 뛸 때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평상시 걸을 때는 체중의 1.3배 정도에 해당하는 하중이 무릎에 실린다. 뛸 때는 체중의 2배가 실린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때, 가파른 산 등산 시에는 5~6배까지도 늘어난다. 따라서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는 등산은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게는 권고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치료 원칙이다.   

그러나 운동을 적절하게 해 다리 근육을 30~40% 늘리면 통증과 기능이 향상된다는 보고가 2017년 관절염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적절하게 운동해 다리 힘, 특히 무릎을 굽히고 늘리는 힘을 기르면 관절이 안정되고, 관절로 가는 충격을 근육이 흡수하면서 통증이 완화하는 것이다. 등산을 요령껏 하면 관절염 환자에게 더 많이 도움된다고 할 수 있다.   

요령 없이 등산하면 환자에 '독' 

등산을 즐기는 사람으로서의 경험과 의사로서의 전문적 식견에서 노후에 근력이 떨어졌을 때 등산을 무턱대고 의지와 열정으로만 시작하면 안 되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무리한 산행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동네 야산부터 시작해 차츰 난도를 높이는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이 뛰어다니는 것을 따라 하지 말고 본인 체력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 둘째,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피곤할 때는 산행을 절대로 하면 안 된다. 다리에 힘이 없을 때 억지로 산행하다가는 다리에 안정성이 없어 십자인대나 반월상 연골판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어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심장에도 심각한 무리가 될 수 있다. 

셋째, 적절한 장비를 갖춘 후 등산해야 한다. 미끄러짐을 방지해 무릎에 안정성을 주는 등산화는 필수다. 땅을 짚을 수 있는 스틱은 체중으로 인한 하중을 30% 줄여줘 무릎에 부담을 덜 준다. 그밖에 등산 시 걸을 때 요령이 있다. 등산 전 스트레칭을 반드시 하고 보폭을 평지보다 줄이며 산을 오를 때 상체를 약간 숙이는 것이 신체 부담을 덜 수 있는 등산 요령이다.  

관절염이 약하게 있는 사람이라도 관절 주위 근력과 심폐 기능이 향상되는 정도의 등산이라면 권장할 만하다. 그러나 무리한 등산은 관절염을 나쁘게 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러한 점이 준비된다면 노후에도 등산을 권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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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이범구 교수
제공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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