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22·여)씨는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으로 말 못 할 고민이 있었다. 바로 손과 발에 땀이 너무 나서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손은 장갑을 끼기 어려울 정도로 땀이 나긴 하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다. 그런데 발은 냄새가 심한 데다 스타킹을 신으면 금방 젖고 구두도 미끄러워 신을 수 없는 지경이다. 고민 끝에 김씨는 치료를 받기로 하고 흉부교감신경절제술과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을 동시에 받았다. 수술한 뒤 그는 이제 손과 발에서 땀이 흐르지 않으며 냄새도 없어졌다.
다한증은 땀이 병적으로 많이 나는 질환이다. 주로 손이나 겨드랑이, 발 등에 발생하며 여러 부위에 동시에 땀이 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 다한증은 조금만 활동해도 냄새가 심하고 땀 때문에 미끄러워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을 수 없을 정도다. 상당수가 수족냉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날이 추워지면 동상에 걸린 것처럼 피부가 시리고,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다한증은 약물,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등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해야 한다. 교감신경절제술을 시행하는데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신경이 다르다. 손, 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교감신경을 절제하고 발 다한증은 요추교감신경을 절제한다. 그러나 다한증 수술이라고 하면 대부분 흉부교감신경절제술이 시행되기 때문에 손, 겨드랑이 다한증에는 효과적이지만 발 다한증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이 보편화하지 못한 이유는 주위에 중요한 혈관, 신경, 요관 등이 지나가 수술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발 다한증 치료는 수술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문덕환 교수는 “발 다한증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도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정확하게 신경을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수술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복강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도 짧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술법은 레이노드씨 증후군을 비롯한 심한 족부 냉증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도 활용될 수 있다.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요추교감신경절제술 100례를 넘어섰다. 2019년 2례에 불과했던 수술 건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월평균 7.3건으로 늘었다.
문덕환 교수는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은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증가세는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다한증이 손, 겨드랑이, 발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나기 때문에 흉부교감신경과 요추교감신경 절제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Credit info 김선영 기자 제공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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