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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 매거진

자동차 여름나기 ① 무더위 대비 처방전

by 덴 매거진

폭염이 닥치기 전, 차 건강은 지금부터 관리해야 한다.

ⓒ Shutterstock

여름은 건강을 위협할 만큼 가혹한 계절이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요즘 차는 정밀한 기계 장치와 첨단 전자 장비로 가득하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만든다 해도, 극단적 환경에 노출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내 몸은 나 스스로가 챙겨야 하듯, 내 차의 건강도 내가 챙겨야 한다. 혹독한 여름이 본격 시작되기 전, 지금이 바로 차를 점검할 적기다. 미리 차의 건강을 살피고 처방과 치료를 해두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결 쾌적해지고 차의 컨디션도 더 오래 유지된다. 거창한 준비는 필요 없다. 몇 가지 핵심 항목만 잘 챙겨도 충분하다. 건강해진 차는 안전 주행으로 보답할 것이다.

Part 1. 무더위 대비 처방전

엔진을 지키는 기본, 냉각수 점검

하이브리드 차를 비롯해 도로를 달리는 대부분의 차는 엔진, 즉 내연기관의 힘으로 움직인다. 엔진은 작동하는 내내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는 만큼 주변 뜨거운 공기로 숨이 막힐 듯한 여름에는 더더욱 엔진이 너무 달아오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냉각수다. 냉각수는 엔진 내부를 순환하며 열을 빼앗고, 라디에이터를 지나며 식어 다시 엔진을 식힌다. 평소에 잘 관리해도 여름철에는 냉각수가 뜨거워지고 높은 온도에 변질되기 쉽다. 그래서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냉각수의 양과 상태를 더 자주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는 엔진 룸 한쪽의 보조 탱크를 확인해 점검한다. 보조 탱크는 흰색 반투명 플라스틱 통으로, 옆면에 위아래로 ‘MAX’와 ‘MIN’이 표시된 눈금이 있다. 냉각수는 항상 MAX와 MIN 사이에 채워져 있어야 한다. MIN에 가깝거나 그 아래로 내려가 있다면 반드시 보충해야 한다. 여름에는 냉각수가 평소보다 빨리 줄어들 수 있어 MAX에 가까이 채워두는 것이 안전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냉각수 점검과 보충 시 반드시 엔진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엔진이 식지 않았을 때는 표시되는 냉각수의 양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탱크 뚜껑을 열 때 높은 압력으로 증기가 치솟아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보충용 냉각수는 부동액 원액을 물과 5:5 비율로 희석해 만든다. 물만 채우면 냉각 효율이 떨어질 수 있고, 물만 채웠다는 사실을 잊고 겨울을 맞이하면 낮은 기온에 물이 얼어 엔진이 망가질 수도 있다. 또 지하수나 생수 같은 자연수를 사용하면 미네랄 성분이 냉각수가 오염되거나 냉각 계통의 부품이 부식되기도 해 희석용으로는 증류수나 수돗물을 써야 안전하다.

냉각수의 색깔도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냉각수는 대개 초록색, 분홍색, 파란색 등 눈에 잘 띄는 색의 맑고 투명한 액체다. 오래되어 산화되거나 오염된 냉각수는 색이 탁하다. 이런 냉각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서둘러 교체해야 한다. 보충과 달리 교체 작업은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진행하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하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에도 냉각수는 들어간다. 전기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등을 알맞은 온도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브랜드 전기차는 사용자가 보닛을 열고 내연기관 차와 같은 방법으로 직접 점검이나 보충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모델이라면 점검 주기나 계기판에 표시되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보충하거나 교체하면 된다.

Info. 달궈진 차 안, 방치 금지 물품 리스트

직사광선에 노출된 차는 실내 온도가 무척 높아지고, 차 안에 둔 물건도 덩달아 뜨거워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높은 온도에서 폭발하기 쉬운 물건을 내버려두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가연성 물질이 담긴 가스라이터나 스프레이 캔, 고온에 취약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내장된 보조 배터리,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한 휴대용 전자제품은 차에서 내릴 때 반드시 챙겨야 한다.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손소독제 병이나 튜브, 탄산음료가 든 캔이나 페트병도 자칫 터져서 실내가 오염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쾌적한 실내를 위한 에어컨 필터 관리

더울 뿐 아니라 습도까지 높은 여름에 에어컨 없이 지내기는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오랜 시간 운전할 때 에어컨은 운전자의 집중력 유지에 도움을 주는 만큼 안전과도 직결된다. 흔히 에어컨 필터라고 하는 캐빈(Cabin) 필터를 점검하는 것이 기본이다. 캐빈 필터는 실내로 전달되는 외부 공기를 거르는 소모성 부품이다. 모든 필터가 그렇듯 계속 쓰다 보면 이물질이 쌓이고, 이 이물질이 습기와 만나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해 악취를 유발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필터가 막히면 에어컨을 비롯한 공기 조절 장치에 무리가 간다. 특히 전기차에서는 전기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되어 주행 거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꽃가루나 황사가 심한 봄이 지난 뒤에는 필터 오염이 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체 주기와 관계없이, 여름이 오기 전에는 한 번쯤 상태를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캐빈 필터는 대부분 동반석(조수석) 앞 글로브 박스 안쪽이나 대시보드 안쪽 아래에 있다. 손재주가 있다면 순정품이나 호환품을 사서 비교적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다. 다만, 차종에 따라 규격이 천차만별이므로 내 차에 알맞은 제품인지 잘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또 교체할 때는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깨끗한 물티슈 등으로 필터 덮개 주변을 잘 닦는 것이 좋다.

Info. 출발 전 쿨링 루틴

여름철 햇볕 아래 오래 세워둔 차의 내부는 말 그대로 한증막이다.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게 운전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자. 먼저 차에 오르기 전, 차의 모든 문과 창문을 잠깐 열어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고는 에어컨을 켜 풍량을 최대로 맞춘다. 이때 바람 방향을 앞 유리 쪽으로 맞추면 뜨거워진 유리를 빨리 식힐 수 있고, 실내 위쪽의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내 온도가 낮아지면, 외부의 뜨거운 공기가 차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기조절 장치를 내기 순환모드로 바꾼다. 그 후 출발하면서 공기조절 장치의 온도를 22℃로, 풍량을 자동(AUTO)으로 설정한다. 수동식 공기조절 장치가 달린 차라면, 에어컨을 작동한 상태에서 온도는 가장 낮게 설정하고 풍량은 중간 정도로 맞췄다가 선선해지면 줄인다.

배터리도 휴식이 필요하다

자동차 배터리는 대개 기온이 낮은 겨울에 성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여름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공기조절 장치나 시트 통풍 기능의 전기 소모량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 자체도 높은 기온에 오래 노출되면 성능이 떨어져 방전되기 쉽다. 일반 승용차에 있는 12V 배터리의 경우, 양극(+) 및 음극(-) 단자 주변에 흰색 가루가 많이 묻어 있다면 배터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흰색 가루는 황산납이 산화된 것으로, 접촉 불량과 방전의 원인이 된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대부분 사라지고, 베이킹소다를 물에 녹여 적신 헝겊으로 닦으면 깔끔하게 제거된다. 단자를 청소할 때는 보호용 장갑을 착용해 감전이나 합선을 예방하고, 다른 단자나 배선에 물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12V 배터리 중 상태 확인 창이 있는 제품도 있다. 그런 제품은 위쪽에 작고 둥근 유리가 있어 유리에 비치는 색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충전 상태가 좋으면 녹색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검은색이나 흰색이 나타난다. 점검이나 교체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일반적인 배터리 교체 주기는 3~5년이지만, 그 전이라도 상태 확인 창의 색깔이 달라지거나 시동이 힘없이 걸린다면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기차에는 대용량 고전압 배터리가 들어간다. 고전압 배터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이 최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신경 쓸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높은 기온이 배터리에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잘 활용하면 최적 조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프리컨디셔닝 기능이다. 급속 충전 전에 배터리 온도를 미리 최적화해 두면 충전 효율을 높이고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또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 주차장에 오랜 시간 차를 세워둬야 한다면, 배터리 충전량을 80% 이하로 유지해야 안전하다. 배터리가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안전을 위해 출력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전기차는 가능하다면 서늘한 지하 또는 실내 주차장에 세워두자.

Credit Info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더 토크〉편집장) / 조윤주 에디터
제공 덴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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