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에서 스타트 광장으로 나서자 ‘해발 777m’를 알리는 비석이 시선을 끌었다. (4월 16일)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인간이 살기에 이상적이라는 해발 700m 전후 지대에 자리한 버치힐CC의 아침은 싱그러웠다. 고요한 폭풍전야 바다 같달까. 코스에 발을 딛기 전 버치힐CC는 평온함으로 다가왔다.
봄과 함께 깨어나는 토너먼트 코스 버치힐CC
by 골프이슈
이 코스가 마냥 평온하지 않은 걸 잘 알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 · 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대회장인 이곳은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평온함 뒤에 비수가 꽂히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맹수의 발 같은 코스라는 걸 알만한 사람은 안다.
겨우내 문을 닫고 관리에 들어간 버치힐CC는 봄과 함께 문을 열었다. 양잔디(캔터키블루그래스)를 심은 페어웨이와 러프는 초록이 힘을 더했고, 산과 들은 봄꽃이 어우러졌다. 도심의 완연한 봄에는 못 미쳐도 봄이 익어가고 있었다.
샷 가치를 묻는 18홀 “전략이 필요하다”
버치힐CC는 ‘전략적인 코스 매니지먼트의 시험대’라고 수식된다. KLPGA 투어 선수들도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코스로 꼽힌다.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춰 샷을 하는 골퍼에게만 원하는 스코어를 내준다.
홀은 곧게 뻗은 게 드물어 좌우로 휘어지고, 오르고 내린다. 티샷을 정확히 목표 방향으로 보내야 하고, 도그레그 홀을 따라 휘어 치기에 능한 골퍼가 편하게 카트에 몸을 실을 수 있다. 페어웨이에 티샷을 보냈다고 해서 마음을 놓는 건 아니다. 굴곡진 경사가 샷 난도를 높인다.
버치힐CC의 승부 홀 3개
버치힐CC에서 눈여겨볼 홀은 어디일까. KLPGA 투어 맥콜 · 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대회 때 승부 홀로 꼽히는 3개가 있다.
13번 홀은 티샷 이후 두 번째 샷이 어렵다. 그린 앞 언덕 때문에 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지형이다. 지난해 대회 우승자 고지우가 최대 승부처로 꼽았고,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홀 1m에 볼을 붙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버치힐CC의 봄. 사진_버치힐CC17번 홀은 파3인데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2020년 김민선이 까다로운 2m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에 쐐기를 박은 곳이다. 그린 경사가 심하고 홀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그린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좋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다.
18번은 수많은 연장 혈투가 펼쳐진 버치힐의 시그니처 홀이다. 2024년 박현경과 최예림이 피 말리는 연장전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장타자는 2온을 도전할 수 있지만 그린 주변 벙커가 쉽게 2온을 허락하지 않는다.
버치힐CC의 봄. 사진_버치힐CC봄을 입는 버치힐
4월 중순, 기온이 빠르게 오르며 버치힐CC는 봄의 향기가 더하고 있었다. 겨우내 앙상하게 말랐던 나뭇가지에 생기가 돌고, 연둣빛 잎이 크기와 수를 늘렸다. 강원도 특유의 침엽수도 겨울을 보낸 짙은 초록을 벗고 싱그러운 초록으로 변해 갔다. 페어웨이의 잔디도 초록으로 물들고 있어서 골프 코스를 멋스럽게 했다.
6월 KLPGA 투어 대회 개최를 앞두고 코스 컨디션도 서서히 올라간다. 봄이 무르익은 5월, 버치힐CC는 최상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 전후로 방문한다면 골퍼로서 자신의 수준을 평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Credit Info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제공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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