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쌀 비? 알고 보면 고마운 '봄비의 경제학'
by 웨더뉴스
우산을 챙기기 바쁜, 요란한 봄비가 찾아온 목요일(9일)입니다.
전국적으로 내리는 비 덕분에 며칠간 뚝 떨어졌던 기온은 다시 제자리를 찾겠지만, 곳에 따라 꽤 거센 비바람이 동반되겠는데요,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는 돌풍과 벼락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화사한 봄꽃을 지게 하고 출근길을 번거롭게 해 궂은 날씨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봄비는 쌀 비다’라고 했을 만큼,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봄철에 내리는 비는 무척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빗길의 불편함 뒤에 숨겨진 봄비의 경제적 가치를 세 가지 측면에서 짚어봤습니다.

수자원 확보와 농사 준비 : 수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 '단비'
환경부의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수자원 총량 중 약 41%는 공기 중으로 증발하고 59%는 하천과 바다로 흘러갑니다.
이 중 홍수기 유실 등을 제외하고 우리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전체의 약 27.5% 수준에 불과합니다.
비록 비율은 작지만 그 경제적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기상청과 한국수자원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용수 1톤의 가격을 약 50원으로 환산했을 때 2015년 봄에 내렸던 단 한 차례 비의 경제적 가치가 무려 2,500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특히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부딪히며 만들어진 봄비는 대지를 골고루 적시며 파종을 앞둔 농가에 천금 같은 생명수를 공급합니다.
식물 생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까지 고려하면 실제 가치는 이 수치를 훨씬 웃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 정화 효과 : 공기청정기가 필요 없는 2,300억 원어치 '금비'
봄철은 잦은 황사와 미세먼지 유입으로 1년 중 대기질이 가장 좋지 않은 시기입니다.
이때 내리는 봄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오염물질을 땅으로 씻어 내리는 거대한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비가 한 번 흠뻑 내릴 때마다 대기 중 미세먼지의 약 60%가량이 제거됩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비가 내린 후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지며 발생하는 저감 가치는 약 1,800억 원 규모입니다.
여기에 질소산화물 등 그 밖의 대기오염물질 감소 효과까지 모두 합치면, 봄비 한 번이 가져오는 대기질 개선 가치는 약 2,300억 원에 달합니다.

산불 예방 : 건조한 산림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꿀비’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림 화재 중 67% 이상이 봄철에 집중됐을 만큼 봄은 산불에 무척 취약합니다.
강수량이 적어 나무들이 머금은 수분이 메말라 있고 잦은 돌풍까지 불어 작은 불씨도 쉽게 대형 화재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봄비는 가장 확실한 소화기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 5mm의 적은 비만 내려도 23시간(약 1일), 10mm가 내리면 46시간(약 2일) 동안 확실한 산불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산림청은 2019년 고성 대형 산불 당시 산불이 나기 전 단비가 충분히 내렸다면, 산림 복구 비용과 진화 비용을 합쳐 하루 최대 121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일부 지역에는 꽤 강한 비바람이 불어 우산을 챙겨들기가 쉽지 않으실 텐데요, 귀찮은 마음이 들다가도, 이 비가 만물을 살찌우고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미끄러운 빗길에 안전사고 없도록 주의해 주시고, 맑게 갠 내일의 봄날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는 차분하고 안전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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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먼지는 씻겨 내려가 좋지만, 우리가 매일 걷는 길 곳곳은 아찔한 빙판길처럼 미끄러워지곤 하는데요, 오늘은 비 오는 날 무심코 걷다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낙상(넘어짐) 위험 장소 3곳'을 콕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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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