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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더뉴스

사라진 2주 시차… 개나리와 벚꽃이 동시에 핀다?

by 웨더뉴스

어느덧 3월도 후반으로 접어들며 곳곳에 완연한 봄기운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따뜻해진 바람을 타고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반가운 봄꽃 개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머지않아 중부 지방에도 꽃망울이 모두 터지면, 노란 개나리와 분홍빛 진달래, 그리고 하얀 벚꽃까지 한데 어우러진 화사한 봄 풍경을 만끽할 수 있을 듯합니다.

과거에는 개나리가 먼저 피고 한참 뒤에 벚꽃이 흩날리는 나름의 ‘순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시차 없이 여러 봄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마냥 예쁘기만 한 이 풍경, 사실은 급격히 뜨거워진 봄 날씨가 만들어낸 이상 현상입니다.

3.3℃의 나비효과... 갈수록 뜨거워지는 3월 

식물들은 달력 대신 기온을 느끼며 꽃 피울 시기를 가늠합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우기까지 매일의 기온을 차곡차곡 쌓아두는데, 이를 기상학적으로 '적산온도'라고 합니다. 

보통 개나리가 이 온도를 가장 빨리 채우고, 그 다음이 진달래, 벚꽃 순입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이 온도를 채우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3월 기온이 예전처럼 서서히 오르는 게 아니라 초여름처럼 단기간에 훅 치솟는 날이 잦아졌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역대 가장 따뜻했던 지난 2023년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로, 평년(1991~2020년) 6.1℃보다 무려 3.3℃나 높았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기온이 급상승하다 보니, 개나리와 벚꽃이 꽃을 피우는 데 필요한 온도를 거의 동시에 채워버리게 된 겁니다.

2주일 차이 나던 개화, 이제는 단 '하루'

개화 시기 통계를 보면 기온 변화에 따라 봄꽃 시계가 어떻게 널뛰는지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년(1991~2020년) 기준 서울의 개나리는 3월 25일에, 벚꽃은 4월 8일에 피어 두 꽃 사이에 무려 14일(2주)의 시차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봄이 뜨거웠던 2021년과 2023년에는 이 공식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당시 한반도 남쪽에서 발달한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장기간 머물면서, 맑은 날씨와 함께 따뜻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강한 일사와 함께 기온이 폭발적으로 오르자, 개나리와 벚꽃이 필요로 하는 적산온도가 순식간에 채워지며 거의 0~1일 차이로 겹쳐서 피어나게 된 것입니다.

반대로 북쪽의 찬 공기가 봄까지 심술을 부리면 적산온도를 채우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려 꽃이 늦게 피기도 합니다. 

3월 내내 때아닌 폭설과 늦겨울 한파가 이어졌던 2010년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3월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고, 잦은 기압골의 통과로 흐리고 비나 눈이 오는 날이 많았는데요, 일조량이 평년의 60%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당시 3월 전국 평균기온은 5.6℃에 머물렀습니다. 

그 결과 서울의 벚꽃은 평년보다 4일이나 늦은 4월 12일에야 간신히 꽃망울을 터뜨렸고, 일찌감치 벚꽃 축제를 기획했던 전국 지자체들은 꽃 없는 휑한 거리에서 축제를 치르며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화려한 봄꽃의 역설, '생태적 불일치'

이처럼 기압배치와 기온 변화에 따라 식물의 개화 시계가 제멋대로 널뛰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바로 자연 생태계입니다. 

꽃들이 한꺼번에 만개하는 풍경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는 생태계의 시계가 어긋나는 '생태적 불일치(Ecological Mismatch)' 현상 때문입니다.

보통 꿀벌 같은 매개 곤충들은 기온이 14~15℃ 이상 꾸준히 유지되어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상 고온에 속은 꽃들이 일찍 피었다가 금세 져버리면, 뒤늦게 잠에서 깬 곤충들은 꿀을 구하지 못해 굶주리게 됩니다. 

벌이 꽃가루를 옮기지 못하면 식물도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결국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생태계 먹이사슬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봄꽃 풍경은 반갑지만, 그 이면에 담긴 '생태계 불일치'의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당연하게 누려왔던 아름다운 봄을 앞으로도 건강하게 맞이하기 위해, 일상 속 기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포근해진 날씨와 함께 거리 곳곳이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했지만, 정작 어떤 꽃이 먼저 피는지 헷갈리실 때가 많으시죠?

널뛰는 이상 기온 탓에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피는 시기가 훌쩍 짧아져 앞다투어 피어나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봄꽃 개화 순서를 아래 기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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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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