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한 군데 없는 평지 섬이라니... 유채·청보리·갯무꽃 봄 3색이 동시에 피는 섬 여행
by 아던트 뉴스
가파도
봄빛 세 겹이 피어나는 제주 작은 섬

가파도 청보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엄태수
바다 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는 3월 중순, 제주 모슬포 앞바다는 남쪽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서 노란빛이 먼저 피어오르고, 그 노란빛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초록 물결이 뒤를 잇는다. 사이사이 보랏빛 꽃까지 어우러지면, 봄이 세 겹으로 쌓이는 섬이 비로소 완성된다.
이 섬은 면적 0.84km²로 한 바퀴를 돌아도 금세 끝나는 작은 땅이지만, 최고 지점이 해발 20.5m에 불과한 평지 지형 덕에 그 작음이 오히려 강점이 된다. 경사 없는 들판 위로 꽃밭이 펼쳐지고, 맑은 날이면 돌담 너머 산방산 실루엣까지 시야에 담기는 편이다.
유채꽃과 청보리, 갯무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봄의 가파도는 배를 타고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봄 풍경이다.
평지 가득한 가파도의 입지와 역사

가파도 청보리밭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가파도(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는 마라도 북쪽, 제주 본섬 최남단 모슬포에서 남쪽으로 약 5.5km 떨어진 해상에 자리한 섬이다.
면적 약 0.84km², 해안선 길이 약 4km에 달하는 이 섬은 전체가 평탄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 지점인 소망전망대 인근도 해발 약 20.5m 수준에 그친다.
오랜 세월 사람이 살아온 섬답게 돌담과 벽화가 골목골목 남아 있고, 가파도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주거 지역은 주민의 일상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바다를 향해 열린 평지 위에 꽃밭이 펼쳐지는 구조 덕에 섬 어디에서도 수평선을 배경 삼은 풍경을 담을 수 있어, 봄철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셈이다.
유채꽃·청보리·갯무꽃이 만드는 봄 풍경

가파도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가파도 봄 여행의 핵심은 세 가지 식물이 이루는 색의 조화다. 3월 중순부터 들판에 유채꽃이 노랗게 만개하기 시작하며, 4월에 접어들면 청보리가 자라 초록 물결이 유채 사이사이를 채운다.
그 틈에서 보랏빛 갯무꽃이 자생해 한 화면 안에 세 가지 색이 공존하는 풍경이 완성된다. 2026년 청보리축제는 4월 3일부터 5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청보리가 완전히 자라는 4월 중순 이후가 세 가지 꽃을 동시에 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소망전망대, 돌담길, 벽화골목, 가파도초등학교 인근이 포토존으로 자주 꼽히며, 맑은 날에는 청보리밭 너머로 산방산 능선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자전거로 즐기는 가파도 섬 일주 코스

가파도 자전거 일주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선착장에 내리면 인근 대여점에서 바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1인용 대여료는 약 5,000원이며 2인용도 갖추고 있어 동행과 함께 이용하기 좋다.
해안선이 약 4km로 짧고 경사가 없어 섬 한 바퀴를 도는 데 큰 무리가 없으며, 이동 시간 외 사진 촬영과 산책을 포함하면 약 2시간 정도를 예상하는 편이 좋다.
섬 안에는 가파도해물짜장짬뽕(가파로67번길 1)과 가파도김진현핫도그(가파로67번길 95-7)가 자리해 간식과 식사를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민박을 이용하면 당일치기 대신 1박 일정으로 섬의 아침과 저녁까지 여유롭게 경험할 수 있어 선택지가 넓다.
운진항 출발 배편 정보와 이용 안내

가파도행 여객선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가파도행 여객선은 운진항(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에서 출발한다. 운항 간격은 평상시 약 1시간이며, 청보리축제 기간에는 약 30분 간격으로 증편되고, 운진항에서 가파도까지 소요 시간은 약 10분이다.
왕복 요금은 성인 약 15,500원, 소인 약 7,800원, 경로·군인 약 11,600원이며, 예약은 KSA여객선예매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비성수기 평일에는 현장 발권도 된다. 승선 전 승선신고서 작성과 신분증 지참은 필수이며, 출발 20~30분 전 도착이 권장된다.
운진항 내 주차장은 무료이나 축제 기간에는 조기 만차가 잦으므로 일찍 도착하는 편이 유리하다. 기상 악화 시 결항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방문 전 마라도정기여객선(064-794-5491)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가파도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가파도는 높은 산도 깊은 숲도 없이, 봄 한 철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섬이다. 자전거를 타고 청보리밭 사이를 달리다 보면 이 작은 섬이 품은 계절의 밀도가 생각보다 훨씬 짙다는 걸 느끼게 된다.
4월의 가파도는 짧게 머물다 간다. 맑은 날 운진항에 서서 남쪽 바다 쪽으로 출발을 준비한다면, 제주에서 가장 솔직한 봄 한 장을 건져 올 수 있다.
Credit Info
김주현 기자
제공 아던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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