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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더뉴스

늦더위 속 잦은 비 소식… 가을은 언제 시작될까?

by 웨더뉴스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여름이 서서히 물러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낮 동안에는 여전히 늦더위와 함께 소나기 소식이 잦아, 가을이 시작됐다고 느끼기에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달력은 이미 ‘가을’을 알리고 있지만, 현실의 날씨는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죠.

사실 이것은 단순한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계절의 시작과 끝이 불분명해지고, 특히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현상은 이제 통계로 증명이 가능한 사실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체감하는 진짜 가을은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요?

달력 속 가을 vs. 기상학적 가을의 기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전통적인 절기(節氣)에 따른 계절적 기준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태양의 위치를 바탕으로 24절기를 나누었고, 그중 입추(立秋, 8월 7~8일경)를 가을의 시작으로 보았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입추는 가을걷이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였으며 ‘입추가 지나면 풀잎에도 가을이 묻어난다'는 속담처럼 자연의 변화를 읽는 지표였습니다.

반면, 기상학적 기준은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일 평균 기온이 20℃ 이하로 내려간 뒤 다시 오르지 않고 5일 이상 유지될 때를 가을의 시작으로 정의하는데요,

서울의 경우 기상학적 가을은 평균적으로 9월 20일 무렵에 시작해 약 57일간 이어집니다. 

절기상 가을보다 한 달 이상 늦게 찾아오는 셈입니다.

가을을 알리는 세 가지 신호

가을은 단순히 기온이 내려가는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공기, 하늘, 그리고 일교차의 변화가 함께 어우러지며 가을을 체감하게 합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바로 커지는 일교차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는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고,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합니다. 

이 때문에 낮에는 햇볕이 강해 기온이 오르지만, 밤에는 복사냉각(지표면이 열을 방출하며 빠르게 식는 현상)이 활발해져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낮과 밤의 기온 차이, 즉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날이 많아지게 됩니다.

낮아지는 습도와 함께 느껴지는 쾌적한 공기도 가을의 신호입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후퇴는 끈적했던 늦여름의 습한 공기가 사라지고 건조한 공기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문에 가을에 느껴지는 공기는 한결 쾌적하고 상쾌한 느낌을 줍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역시 가을을 알리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습도가 낮아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줄어들어 구름이나 연무가 잘 생기지 않는데요, 따라서 하늘이 맑아지고, 빛의 산란이 줄어들어 하늘이 더욱 푸르고 높게 보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흔히 '천고마비(天高馬肥)'라 불리는 가을 특유의 하늘이 나타나는 것이죠.

길어지는 여름, 짧아지는 가을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런 가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00여 년간의 기상 관측 자료 분석에 따르면, 과거 78일이었던 가을의 길이는 최근 69일로 9일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과거 98일이었던 여름의 길이가 현재 118일로, 무려 20일이나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겨울과 봄에도 나타나, 겨울은 20일, 봄은 9일이 짧아지며 사계절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 3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여름이 4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렇게 되면 늦봄과 초가을이 사실상 사라지고, 사계절의 전환이 더욱 극단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 가을은 달력에만 존재하는 긴 계절이 아니라 점점 짧아지고 있는 ‘순간의 계절’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주어진 가을을 소중히 누리고, 기후변화가 계절과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하며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짧아진 가을이 아쉽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일교차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달력보다 조금 늦게 찾아오지만, 그만큼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가을을 만끽할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라 하지만, 9월 초 문경 봉천사에서는 붉음보다 먼저 연보랏빛 가을이 찾아옵니다. 

산사를 가득 메운 개미취 꽃물결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낯선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데요, 

이 특별한 보랏빛 가을 이야기는 아래 기사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Credit Info
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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