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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던트 뉴스

"10분만 본다더니 1시간이나 머물렀어요"… 부모님도 감탄한 연못 위 돌다리 산책길

by 아던트 뉴스

한적하고 아름다운 함안 무진정

함안 무진정 여름 / 사진=함안문화관광

한적한 산자락 아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풍경 속에 자리 잡은 한 정자.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 괴산4길 25에 자리한 무진정(無盡亭)은 조선 전기의 선비 정신을 간직한 공간이다.

관광지라고 하기엔 조용하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곳. 선비 조삼(趙參)의 자취와 후손들의 효심, 그리고 연못 위를 잇는 돌다리까지.

무료 입장에다 24시간 개방, 여유로운 주차 공간까지 갖춰진 이곳은 하루쯤 조용히 머물기 딱 좋은 장소다.

함안 무진정

함안 무진정 항공샷 / 사진=함안군 공식 블로그

무진정은 그 이름부터 특별하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문신 무진 조삼(無盡 趙參) 선생이 직접 지어 자신의 호를 따라 명명한 정자로, 후학을 기르고 말년을 보내기 위해 함안의 괴산리에 자리 잡았다.

조삼 선생은 1473년 성종 4년에 태어나, 1489년 진사시 합격, 1507년 문과에 급제하며 조선 중기의 여러 지방을 돌며 부사와 목사를 지낸 인물이다.

내직으로는 사헌부 집의와 춘추관 편수관을 역임한 만큼 학문과 정치 모두에 능했던 선비였다. 그런 그가 고요한 시골 마을에 남긴 무진정은 단순한 정자가 아니다. 건물은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지어졌으며, 지붕은 전통 팔작지붕 형식이다.

외형은 소박하지만, 바닥을 모두 들어 올린 누마루 형식과 온돌이 아닌 마루방 구성은 조선 전기 정자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6년 12월 20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8호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함안 무진정 돌다리 / 사진=함안군 공식 블로그

무진정은 단순히 선비의 정자만은 아니다. 이곳 한켠에는 ‘효자담’이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무진 조삼의 7대손인 조경송의 효심을 기리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무진정에서 살짝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연못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사람 이름처럼 들리는 이 연못의 이름은 '이수정(李水亭)'. 원래부터 있던 자연 연못이 아닌, 나중에 조성된 인공 연못이지만 무진정과의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돌다리 위에 서면 마치 시간 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함안 무진정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오경택

무진정을 여행지로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접근성과 편의성이다. 정자 바로 앞에는 넓은 공터 형태의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대형 차량은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차량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입장료가 없고 24시간 개방된다는 것. 번잡한 운영시간이나 입장 제한 없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할 수 있어 일출이나 해질 무렵의 고요한 풍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함안 무진정 경치 / 사진=함안군 공식 블로그

경남 함안이라는 지명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무진정을 한 번 방문하고 나면 그 이름이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게 된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선 선비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건축물과 효심 어린 이야기가 깃든 장소, 그리고 이수정의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도심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가, 어느새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되는 그런 장소. 무진정은 그렇게 여행자의 시간을 천천히, 그리고 깊이 머무르게 한다.

Credit Info
문정은 기자
제공 아던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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