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가실성당,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 지정

뜨거운 태양 아래 100일 동안 지치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있다. 백일홍, 즉 배롱나무꽃이다. 이 선명한 분홍빛 생명력이 120년의 시간을 견딘 고풍스러운 성당의 회색 벽돌과 만날 때, 그곳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자리한 가실성당이 바로 그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여름의 무대다.
“벽돌과 꽃잎의 대비” 사진가들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by 여행을 말하다
칠곡 가실성당,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 지정
뜨거운 태양 아래 100일 동안 지치지 않고 피어나는 꽃이 있다. 백일홍, 즉 배롱나무꽃이다. 이 선명한 분홍빛 생명력이 120년의 시간을 견딘 고풍스러운 성당의 회색 벽돌과 만날 때, 그곳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에 자리한 가실성당이 바로 그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여름의 무대다.
“벽돌과 꽃잎의 대비” 사진가들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가실성당 배롱나무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이수이
칠곡 가실성당은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길 55에 위치한,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성당이다. 하지만 매년 7월 중순부터 9월 초가 되면 이곳은 성지순례객만큼이나 사진가들의 발길로 붐빈다.
이유는 단 하나, 성당 앞마당과 주변을 화려하게 수놓는 배롱나무 군락 때문이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절충된 단정한 건축미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여름의 절정에서 만개한 배롱나무꽃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난다.
회색과 붉은색 벽돌이 조화롭게 쌓인 성당 건물, 그리고 부드러운 곡선의 아치형 창문은 견고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바로 그 앞에 만개한 배롱나무는 바람에 하늘거리며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이 극적인 색채와 질감의 대비야말로 사진가들이 필사적으로 프레임에 담으려는 결정적 장면이다. 다른 배롱나무 명소들이 주로 한옥의 고즈넉함과 어우러진다면, 가실성당은 서양 근대 건축물과의 이국적인 조화라는 독보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역사의 상처를 품고 ‘아름다운 집’으로 돌아오다
1895년 설립되어 올해로 129년의 역사를 품은 이곳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다. 한옥 성당으로 시작해 1924년, 프랑스인 투르뇌 신부의 설계로 지금의 벽돌 건물로 재건되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인민군 병원으로, 수복 후에는 국군 야전병원으로 사용되며 폭격의 위기를 기적적으로 피했다. ‘떠나간 벗을 그리워한다’는 배롱나무의 꽃말처럼, 성당은 수많은 이들의 아픔을 품고 그 자리를 지켜온 셈이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성당 본관과 사제관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었다. 한때 행정 편의상 ‘낙산성당’으로 불렸지만, 2005년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 ‘가실’을 되찾아 그 의미를 더했다.
가실성당 배롱나무 / 사진=칠곡 공식블로그 진성옥
권상우, 하지원 주연의 영화 ‘신부수업’(2004)의 주 무대가 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이곳의 진짜 이야기는 스크린보다 훨씬 깊고 애틋하다.
성당을 방문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이 또 있다. 성당 앞뜰의 주보성인 안나상이다. 1924년 이전에 프랑스에서 석고로 제작된 이 성상은 현재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것으로 알려져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다만, 이곳은 여전히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는 신성한 공간이므로, 방문 시에는 반드시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에는 성당 내부 사진 촬영이 전면 금지되었으니, 이 점을 꼭 기억하고 문화유산을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여름이 절정으로 치닫는 지금, 시간의 더께가 쌓인 건축물과 찰나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여름꽃의 조화는 오직 칠곡 가실성당에서만 허락된 선물이다. 역사의 숨결과 자연의 생명력이 빚어내는 감동의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번 주말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다.
Credit Info
유다경 기자
제공 여행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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