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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말하다

'발 담그자마자 온몸이 짜릿해요'… 5060세대 감탄한 에어컨 필요 없는 계곡 명소

by 여행을말하다

광양 백운산 어치계곡
7km 원시림 속 천연 에어컨

백운산 어치계곡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숨 막히는 폭염과 높은 습도가 연일 기세를 떨치는 한여름. 시원한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시기다. 대부분의 유명 피서지가 인파와 바가지요금으로 망설여진다면, 여기 주목할 만한 대안이 있다.

원시림의 깊은 그늘과 온몸을 깨우는 얼음장 같은 물,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품은 곳.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 입장료나 주차료는 필요 없다.

바로 전라남도 광양의 생태 보고, 백운산 어치계곡이다. 단순한 여름 명소를 넘어, 왜 이곳이 특별한 ‘지속가능한 힐링 목적지’로 불리는지 그 속살을 깊이 들여다본다.

백운산의 심장, 4대 계곡 중 으뜸이라 불리는 이유

어치계곡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백운산 어치계곡은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 백학로 531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그 품을 내어준 백운산(1,222m)을 알아야 한다.

백운산은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세 번째로 식생이 잘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로, 남부와 북부 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물 분포를 자랑한다. 바로 이 거대한 자연의 심장부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계곡을 이룬다.

그 중 어치계곡의 ‘어치’는 ‘느린재’ 또는 ‘느재’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지명이다. 산허리를 느릿하게 감아 돌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고갯길이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계곡으로 향하는 길 자체가 복잡한 도심의 속도를 잊게 하는 여유로운 여행의 일부가 된다.

광양시가 직접 ‘폭포멍 하기 좋은 힐링 명소’로 추천하고, 2021년 ‘걷고 싶은 전남 숲길’로 지정된 사실은 이곳의 공인된 가치를 증명한다.

신선이 노닐던 풍경, 구시폭포와 오로대

구시폭포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어치계곡의 진정한 매력은 ‘어치 생태탐방로’를 따라 걸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내회교(橋)에서 시작해 계곡의 핵심 명소인 구시폭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수변을 따라 목재 데크와 쉼터, 108계단 등이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원시림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울창한 숲이 터널을 이루어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완벽히 가려주고, 귓가에는 끊임없이 청량한 물소리와 산새 소리가 맴돈다. 탐방로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계곡의 상징인 구시폭포다. ‘구시’는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의 전라도 방언으로, 폭포 아래 침식으로 파인 바위의 모양이 마치 거대한 구유처럼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 폭포에는 아무리 극심한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특히 장마가 지난 뒤 수량이 풍부해지면, 거대한 화강암 절벽을 타고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선사하는 이 풍경 앞에서, 방문객들은 너나없이 ‘폭포멍’에 빠져든다.

오로대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임도를 따라 조금 더 오르면 또 다른 명소, ‘오로대(午露臺)’라는 글씨가 새겨진 널찍한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한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한 곳”이라는 뜻을 지녔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이 바위에 걸터앉아 탁족(濯足)을 즐기는 것은 어치계곡 최고의 호사다. 방문객들은 “잠시 발을 담갔을 뿐인데, 마치 얼음물에 온몸이 들어간 듯 짜릿한 냉기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서늘한 기운 덕에 오로대는 예부터 신선이 노닐었을 법한 신비로운 장소로 여겨졌다.

단순한 물이 아닌 ‘골리수(骨利水)’, 고로쇠의 발원지

어치계곡 모습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어치계곡의 물은 그저 차갑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이곳은 백운산 고로쇠 약수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로, 예부터 ‘골리수(骨利水)’, 즉 ‘뼈에 이로운 물’이 흐르는 곳으로 알려져 왔다. 매년 경칩을 전후해 채취하는 백운산 고로쇠 수액은 미네랄과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해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어치계곡은 바로 이 생명의 물이 시작되는 발원지 중 하나로서,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 하나하나에 자연의 건강한 기운이 담겨 있는 셈이다. 여름철 피서객들은 시원함과 함께 백운산이 품은 청정한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게 된다.

여행자를 위한 완벽 정보

백운산 어치계곡 전경 / 사진=광양시 공식블로그

이 모든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데 필요한 비용은 없다. 백운산 어치계곡은 연중무휴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계곡 입구와 주요 지점에는 공중화장실과 넓은 공용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불편함 없이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방문 전 아래의 실용적인 팁을 확인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자연이 주는 순수한 위로와 압도적인 청량감이 필요한 때, 원시림이 빚어낸 7km의 천연 냉장고 속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한 물줄기에 발을 담그고, 장엄한 폭포를 바라보며 잠시 모든 것을 잊는 시간.

백운산 어치계곡은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생태와 역사, 휴식이 공존하는 최고의 여름 여행지가 되어줄 것이다. 인근에는 느랭이골자연휴양림, 광양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웅동교회 등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도 있어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는 하루를 계획할 수 있다.

Credit Info
하나은 기자
제공 여행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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