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해지는 눈부심 현상에 젠테스토어 선글라스 탭에 접속해 버린 두 에디터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2000년 전부터 존재하던 것
내리쬐는 햇빛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도심 속에서도 눈부심 현상을 참을 수도 없는데, 온 사방이 하얀 눈이라면 어떨까? 빛 반사율이 가장 높은 흰 눈 사이에서 살아온 이누이트족은 설맹을 막기 위해 순록의 뿔로 만든 선글라스를 만들어 썼다고 한다.
by 젠테스토어
날로 심해지는 눈부심 현상에 젠테스토어 선글라스 탭에 접속해 버린 두 에디터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2000년 전부터 존재하던 것
내리쬐는 햇빛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도심 속에서도 눈부심 현상을 참을 수도 없는데, 온 사방이 하얀 눈이라면 어떨까? 빛 반사율이 가장 높은 흰 눈 사이에서 살아온 이누이트족은 설맹을 막기 위해 순록의 뿔로 만든 선글라스를 만들어 썼다고 한다.
2000년 전 이누이트족도 알았던 거다. 강력한 자외선을 피할 수 없다면, 막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다면 2000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요즘의 선글라스는 단순한 자외선 차단 도구를 넘어 익명성과 존재감을 동시에 부여하는 가장 현대적인 갑옷이다. 날카로운 빛을 절제하는 렌즈 뒤에서 우리는 세상과 안전하게 거리를 두고 때로는 자신만의 시선을 완성한다. 새벽까지 이어진 밤의 잔상이나 불청객처럼 찾아온 부은 눈까지. 모든 것은 검은 프레임 뒤에서 말없이 봉인된다. 어제의 나를 숨기거나 내일의 나를 과장하는 데 이만한 도구도 없다.
ⓒ@haileybieber
햇빛이 쨍쨍한 동네 길거리, 이른 아침의 지하철 한 칸에서 혹은 클럽 입구의 긴 줄에서 선글라스는 타인과 나 사이에 ‘적당한 선’을 그려낸다. 얼굴의 반을 가린 채 걷는다는 건 누구에게도 손쉽게 허락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갖는 일. 어쩌면 우리는 그 익명성 속에서 가장 자유로워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에선 이렇게 유용한 선글라스를 일상에서 쉽게 착용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생각을 했다. 서구권 도시에서는 햇빛만 나면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레 선글라스를 코 위에 올리지만 서울 한복판에선 여전히 선글라스 낀 사람이 드물달까. 미국인과 한국인이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과연 서구 vs 한국의 선글라스 문화 차이는 무슨 이유 때문일까?
우린 눈으로 감정 교류 한다구
에디터 H의 이야기
토종 한국인 에디터 H. 나이 앞자리가 바뀐 이젠 눈 건강을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유년 시절과 20대 시절을 생각해 보면 선글라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선글라스를 쓴 사람을 보면 ‘멋 좀 부렸군…’ 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한국인에게 선글라스란 멋부림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첫 번째다. 그러니 눈을 보호한다는 생각보다, 멋을 부린다는 생각이 더 앞서는 것이다. 어쩌면 GENTLE MONSTER의 브랜딩이 멋과 힙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은 것도, 한국에서의 선글라스는 멋쟁이 아이템이기 때문일 터.
(이제는) 한국 국민 선글라스 GENTLE MONSTER를 쓰고 있는 제니 ⓒGENTLE MONSTER
더불어 한국인에게 선글라스가 심리적 거리감이 멀었던 근거가 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서양인은 상대의 감정을 읽을 때 ‘입’에 집중하는 반면, 동양인은 ‘눈’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헬로 키티가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있고, 서구권에서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것도 그 캐릭터가 입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동서양의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 차이를 봐도 은근한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서양 이모지 - :) :(
동양 이모지 - ㅠㅠ ^^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한국은 유교 국가. 한국식 예의범절에도 선글라스는 어긋나는 아이템이었다는 것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리는 선글라스를 쓴 사람의 감정을 읽기가 어려우니.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이러한 벽을 넘어 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멋쟁이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것이다.
1998년의 길거리 사진. 멋쟁이가 되기로 결심한 이들은 선글라스를 쓴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 않나, 우리는 우리의 눈을 강력한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또 남들과 다른 모습도 챙겨야 한다. 선글라스는 이제 필수품이 된 시대다.
에디터 O의 이야기
“캘리포니아에선 다 쓰는데, 서울에선 우리 왜 안 쓰는 걸까?” 에디터 H는 에디터 O에게 물었다. 한여름 오후 강남 거리에서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궁금해진 거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면 마트에 장 보러 가는 아저씨부터 카페에서 브런치 먹는 사람들까지 죄다 선글라스를 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는 쨍한 날씨에도 맨눈으로 눈을 찡그리며 다니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O는 “처음엔 서울 사람들이 다들 괜히 눈치 보고 있나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미국 국민 선글라스 RAY-BAN을 쓰고 있는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Jeff Bottari/Getty Images
에디터 O의 시선은 단순하다. “이건 날씨랑 눈 색깔 문제다.” 캘리포니아의 햇살은 말 그대로 강제다. 거기선 선글라스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아이템에 가깝다. 서양인은 멜라닌 색소가 적은 연한 눈동자를 타고나 빛에도 훨씬 민감하다. 밝은 눈은 자외선을 더 그대로 통과시켜서 선글라스를 벗고 걷는 건 애초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반대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짙은 갈색 눈동자 덕분에 빛에 대한 내성이 좀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덕에 정말로 선글라스가 필요한 건 한여름 몇 달 정도. 한국에 처음 정착했을 때, 새집의 조명은 에디터 O에게 문화 충격이었다. 공간 전체를 할퀴는 듯한 숨 쉴 틈 없이 환하게 밝은 빛이 누군가 이 집에 태양을 심어놓은 건 아닐까 싶은 과장된 정도였다. 결국 거실 조명은 밝기를 80% 낮춘 불로 교체했지만, 방에서는 여전히 천장 조명을 절대 안 켜고 구석에 두는 자연 전구 스탠드만 켜고 살고 있다.
두 에디터의 선글라스 위시리스트
두 에디터는 선글라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는 이 아이템이 한국에서도 필수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6월 서울 한복판의 햇살은 눈을 타들어 가게 만들기 충분했기 때문. 시간이 날 때마다 선글라스 디깅을 시작했다. 젠테스토어에서 말이다.
에디터 H의 위시리스트
PHOEBE PHILO SCORE SUNGLASSES
젠테스토어에 업로드된 거의 모든 선글라스를 살폈다. 눈꼬리가 살짝이라도 올라간 캐츠아이 스타일의 선글라스를 찾기 위해. 에디터 H의 마음에 든 9개의 캐츠아이 선글라스를 추렸고, 그중에서 1등을 거머쥐게 된 건 PHOEBE PHILO의 SCORE SUNGLASSES이다. (이 글을 쓸 때는 있었는데, 지금은 품절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서 물건이 뜨고 내 것이다, 싶으면 바로 사야 한다.)
ⓒ@phoebephilo
많은 사람들이 CELINE 시절의 피비 파일로(Phoebe Philo) 디자인을 사랑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피비는 현대 여성이 무엇을 좋아할지 미치도록 잘 간파하기 때문. 이것이 패션계에서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그런 그녀가 CELINE 시절부터 선보여온 볼드한 프레임과 구조적인 실루엣을 PHOEBE PHILO 선글라스에도 담았다. 고글 형태를 닮은 BOMBE 선글라스부터 뾰족한 프레임이 인상적인 PEAK 선글라스까지. 몇 가지 선글라스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아이템, SCORE 선글라스가 에디터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유는 범용성이다.
ⓒ@phoebephilo.com
톨 토이즈, 블랙, 브라운 톨 토이즈 세 컬러로 구성된 PHEOBE PHILO의 SCORE 선글라스. 렌즈 높이 4cm, 너비 6cm로 딱 봤을 때 느껴지듯, 시원하게 큰 렌즈로 이루어져 있다. 살짝 오버 사이즈 크기 덕에 살짝 얼굴이 더 작아 보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템플, 즉 선글라스 다리가 두꺼워 보이나 렌즈 프레임과의 비율이 아주 적절하다. 결론적으로,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미니멀함이 에디터 H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겉에서 보이는 완전 큰 로고도 없음)
ⓒ@phoebephilo.com
10년간 매일 아침 뾰족한 눈꼬리를 만들기 위해 투자해 온 에디터 H.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긴 시간이니만큼 H에게는 캐츠아이의 미묘한 각도에 대한 감각이 있다. 이 선글라스의 렌즈의 각도가 딱 그렇다. 1만 개가 넘는 젠테스토어의 선글라스 중 캐츠아이 부문 (내 마음속) 1등을 차지한 SCORE 선글라스.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 선글라스 한국인에게 잘 어울릴 것이라는 것. 오늘부터 에디터 H의 위시리스트에 들어가실게요.
ⓒ@phoebephilo.com
MIU MIU LOGO SUNGLASSES
선글라스를 골라보자고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단 하나의 인물은 영화 <레옹, 1994>의 주인공 레옹 역을 맡은 장 르노(Jean Reno)다. 무자비한 킬러이지만 과묵하고 의외의 다정한 면모가 있는 레옹이 매번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하는 건 어떤 이유였을까. 친구라고는 키우던 식물 하나뿐이었던 레옹에게 선글라스는 정말 에디터 O의 말처럼 사람들과 어떠한 심리적 거리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레옹, 1994>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마틸다는 레옹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의 스타일도 점차 레옹을 닮아가는데. 마틸다가 2025년이라면 어떤 선글라스를 선택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해 본 MIU MIU 로고 선글라스.
ⓒMIU MIU
푸에르토리코 래퍼 영 미코(Young Miko) ⓒ@itsyoungmiko
이번 셀렉에서 고려한 건, 1994년 마틸다가 썼던 동그라미 선글라스에서 벗어나자는 거였다. 2025년의 트렌드를 반영한 림리스 스타일의 납작한 타원 렌즈를 가진 MIU MIU 로고 선글라스가 딱이다 싶다. 빈티지한 무드가 매력적인 초경량 메탈 프레임을 자랑하는 MIU MIU 로고 선글라스는 선글라스 다리. 즉, 템플에 MIU MIU의 로고가 장식되어 있다. 마침, 단발머리 모델에게도 잘 어울리는 것을 봐선, 이건 마틸다에게 딱이다!
ⓒmiumiu.com
초경량을 자랑하니만큼 선글라스 다리는 매우 얇다. 심지어 림리스 스타일이라, 겉보기에 안경이 튼튼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선글라스는 대중을 장악할 힘이 있어 보인다. 이 선글라스를 쓴다면, 단번에 어떠한 아우라를 갖게 되는 것같이 말이다. 그런 점이 마틸다와 닮았다.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지닌 모습이.
ⓒ<레옹,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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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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