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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교육청

잔잔한 호숫가의 담담(淡淡)한 위로, 석촌호수와 문화예술공간 산책

by 서울특별시교육청

호수처럼 염분이 없는 물을 담수라고 한다. 여기서 맑을 담(淡)자를 떼어내 연달아 쓰면 욕심 없고 깨끗한 마음 상태를 뜻하는 담담(淡淡)이 된다. 팍팍한 도시에 살다 보면 일상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잔잔하게 지나는 날이 몇이나 될까? 석촌호수에서는 흐르지 않아도 아름다운 물을 볼 수 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아래를 걸을 수도 있다. 마음이 불안한 도시 사람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석촌호수로 모여드는 이유일 것이다. 여기서는 일상을 담담하게 누릴 수 있으니까. 

누에는 고치에서 성장하고
사람은 공원에서 자란다 

석촌호수는 둘레 2.5㎞에 달하는 커다란 공원이다. 오래전에는 한강의 본류였던 곳이다. 한성과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로 이어지는 뱃길의 요지로 송파나루터라고 불렸다. 과거에는 잠실 쪽 한강에 토사가 쌓여 형성된 ‘부리도’라는 섬이 있었다. 그 섬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물길이 갈라졌는데, 1971년 섬을 육지화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남쪽 물길을 폐쇄했다. 그때부터 강이 호수가 되었고 물이 고이게 되었다. 1981년 호수 주변에 송파나루공원을 조성했고, 2001년부터 석촌호수 명소화 사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를테면 이곳의 물이 하는 일이 달라진 셈이다. 

강이 흐르던 조선 시대에는 잠실 한강 유역에 뽕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백성에게 누에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석촌호수 근방은 누에가 번데기 속에서 열심히 성장하던 장소였다. 이곳에 잠실(蠶室)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사람들은 번데기에서 비단실을 얻어 옷을 지어 입었다. 누에가 고치 속에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사람에게는 가장 유용한 순간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난 누에는 나방이 되어 하늘을 날았을 것이다. 

호수 공원이 조성된 지금은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는 공간이 됐다. 잔잔한 호수를 중심으로 난 길에는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앉은 사람, 커피 마시는 사람이 모여든다. 주말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도 보인다. 여기서는 바쁜 일상에 틈을 내는 저마다의 방식을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공원을 걷는 발걸음이 한없이 가벼워지는 듯하다. 누에는 잠시 멈춰야 성장한다고 한다. 어쩌면 사람도 그런가 보다. 매일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만 가끔 쉬어야만 힘이 나기도 하니까. 석촌호수는 그렇게 모두가 한 뼘씩 자라는 장소다. 조급함을 잠시 접고 가만히 호수와 나무에 기대서. 혹은 앉거나 걷고 뛰거나 마시면서.

커피와 문화예술이 완성한
도심의 오아시스

날씨가 좋을 때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석촌호수로 모여든다.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도, 가족·친구와 나들이에 나선 이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손에 커피 같은 음료를 들었다. 커다란 나무 아래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산책로를 걸으면서 호수의 햇살과 바람을 꾹꾹 눌러 담는다. 석촌호수 동호(석촌역 방향) 주변은 일명 ‘송리단길’이라 불리는 거리다. 맛집과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혀끝에서 풀린다고 할 만큼, 맛있는 음식과 향 좋은 커피만큼 순식간에 행복감을 선사하는 게 또 없다. 석촌호수는 눈과 귀 게다가 혀끝으로도 누릴 수 있는 공원인 셈이다.

그러나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고도 한다. 음식이 짧은 순간 빠르게 우리를 위로한다면, 예술은 천천히 오랫동안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석촌호수에는 문화·예술을 즐길 만한 장소가 곳곳에 있다. ‘문화실험공간 호수’가 대표적이다. 건물 2층에서는 각종 전시는 물론, 작가와의 만남, 북토크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문화실험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누구나 전시를 기획해 전시장을 대여할 수도 있다. ‘석촌호수 아뜰리에’도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획 공연과 함께 장르별로 진행되는 체험형 수업에 참여해 볼 수도 있다. 호수 주변의 전시관은 또 있다. 지난해 개관한 ‘더 갤러리 호수’는 현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팝아트, 어린이 대상 특별전 등이 진행된 이곳은 구에서 건립한 미술관으로 이용객들은 “호숫가를 산책하다가 들러 양질의 미술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석촌호수에서는 쉼이라는 단어를 섬세하게 감각할 수 있다. 달콤한 산책, 스트레스를 날려 주는 음식과 커피,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 바쁜 삶의 소중한 틈새를 무엇으로든 채울 수 있는 공간이기에 사람들은 낮이고 밤이고 석촌호수로 모여든다.

문화실험공간 호수 

문화실험공간 호수는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 및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 3층은 다목적실, 쿠킹스튜디오,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주소 서울 송파구 송파나루길 256 

석촌호수 아뜰리에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는 상설 복합문화공간이다. 뮤지컬 등 공연과 전시뿐만 아니라, 원데이 클래스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밴드, 국악, 재즈 등 다양한 기획 공연이 열린다. 

주소 서울 송파구 송파나루길 191

일상 밖의 일상을 만나는 곳
그 호수는 날마다 축제 

가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낯선 이들과 함께 공연이나 영화, 전시를 보거나, 꽃길을 걷고 싶기도 하다. 그런 마음들을 한데 그러모아 태어난 것이 ‘축제’일 테다. 사람들이 모여 공통의 무언가를 함께 즐기는 일을 축제라고 부른다면, 석촌호수는 날마다 축제라고 할 수도 있다. 

호수 서쪽에 있는 ‘서울놀이마당’에서는 일상적으로 축제가 열린다. 연중 주말마다 다양한 상설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송파산대놀이 같은 전통놀이부터 퓨전 국악밴드 등 현대적 손길이 가미된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한 4~6월, 9~10월 주말마다 이용할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미리 일정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축제를 즐기는 오래된 방식을 쉽고 편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봄과 가을에는 본격적인 축제도 진행된다. 꽃으로 물드는 봄에는 ‘벚꽃 축제’가 개최되고, 가을에는 ‘커피 페스티벌’과 ‘루미나리에 축제’가 방문객을 맞는다. 모두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 들이다. 즐거움에 취해 호숫가를 걷다 보면 모르는 사람과 수백 번 어깨를 부딪어도 괜찮을 것 같은 시간이 흐른다. 석촌호수에는 일상 바깥의 일상이 있다. 도시 한복판의 호수를 찾는 사람들은 공간을 음미하고 휴식을 즐기면서 일상에 틈새를 낸다. 호수의 일상에는 분주한 도시의 일상 사이,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그 틈새를 채우는 문화, 예술, 즐거움 같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석촌호수 에서는 조금은 담담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서울놀이마당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건립된 원형 무대 형태의 야외 공연장이다. 석촌호수 서호에 위치했으며, 매주 토, 일요일에 상설 무료 공연을 진행한다. 

주소 서울 송파구 잠실로 124

Credit Info
글 양주안
사진 봉재석
제공 서울특별시교육청(지금서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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