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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궁이 잡학지식

국민연금을 안 내면 왜 재산을 압류할까?

by 사물궁이 잡학지식

대한민국에서 경제 활동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은 모두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가입자 유형은 네 가지가 있고, 사업장가입자(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월 소득의 일정 비율을 공단에 납부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에 처음 시행됐는데, 3%의 보험료율로 시작해서 5년마다 3%p씩 올랐고, 1998년부터는 9%로 유지됐습니다. 이후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못한 채 유지되어 오다가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2025년 국회에서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8년간 매년 0.5%p씩 보험료율이 오르기 시작해 2033년에는 13%를 내야 하는데, 내야 할 돈이 많아지는 것이므로 금전적인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닐 겁니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 연금 고갈은 시간문제이고, 제도를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은 계속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건 이번 개정법에서 국가가 국민연금의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문화됐다는 것인데, 국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연금 지급을 약속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연금을 메꿔주기 시작한다면 자연스럽게 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구조를 지키려는 노력이 약해질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출이 커지면서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므로 올바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 폐지에 찬성하는 비율이 31.3%, 반대하는 비율이 54%였다고 합니다.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20~30대는 약 47%가 폐지에 찬성했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폐지에 반대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객관적으로 따져봐도 국민연금 제도는 기성세대에 유리하다고 평가할 수 있고, 이런 이유로 청년층은 국민연금 제도에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그래서 미래에 연금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내지 않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데, 국민연금은 왜 강제적으로 내야 하고, 안 내면 어차피 안 주면서 왜 재산까지 압류하는 걸까요?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노후에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입니다. 사실 내가 내는 돈은 일정 나이가 됐을 때 매달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구조이므로 결국엔 내가 받을 돈입니다.

이와 같은 공적 연금 제도는 OECD 가입국 대부분에서 운영되고 있고, 상당수가 우리나라처럼 강제가입 형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제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내지 않는 사람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내용을 국민연금법 제95조에서 정하고 있고, 압류 대상 재산은 가입자 명의로 된 예금, 부동산, 매출채권 등 대부분의 재산이 포함됩니다.

납부 기한이 지나도 국민연금을 내지 않으면 우선 공단은 독촉장을 발송합니다. 이후에도 납부하지 않으면 체납처분 절차가 시작되고, 압류 등의 순서로 강제집행이 진행됩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안 내겠다는 사람이 나중에 연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데도 납부를 강제로 한다면 억울하다고 느낄 수는 있습니다.


특히 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불안해 못 받을 것만 같아 세금처럼 느껴지고,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에 대한 침해라고도 느낄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온유의 이철규 변호사님에 따르면 1999년에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위헌 여부를 판단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내는 금액보다 받는 금액이 훨씬 크므로 세금과는 다르고, 개인에게 노후를 맡겼다가 잘 준비하지 못한 국민에 대해 추후 소모되는 사회적인 비용이 더 클 것이며, 노령·질병 등을 대비하고 국가 단위의 보험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대량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므로 가입자 수가 많을수록 위험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강제 가입의 필요성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국민연금은 안 낸다고 피해 갈 수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재산 압류까지 해가며 강제로 걷는 이유는 제도 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고, 지금보다 나중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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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사물궁이 잡학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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