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가기 적당히 좋은 계절

by 우먼센스

샤갈의 색채부터 파라오의 빛까지, 세계 미술의 대향연이 펼쳐지는 여름. 현대 조각의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는 <론 뮤익>전, 400년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예술의 여정에 함께하자.

Marc Chagall, Souvenir de la Flûte enchantée, 1976, Tempera, oil and sawdust on canvas. ©Chagall®, by SIAE 2025.

<마르크 샤갈 특별전: 비욘드 타임>

예술의전당이 9월 21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마르크 샤갈 특별전: 비욘드 타임>을 개최한다.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번 전시는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유화 7점을 포함해 유족이 소장한 작품 총 17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특별전이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의 작품을 회화, 드로잉, 석판화, 유화,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매체로 만날 수 있다.

Marc Chagall, Le clown au buisson, 1975, Oil on canvas. ©Chagall®, by SIAE 2025.

샤갈 특유의 환상적 화풍은 러시아 민속예술의 영향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프랑스 문화의 영향이 독창적으로 융합된 결과물이다. 공중에 떠 있는 연인들, 강렬한 푸른색과 붉은색의 대비,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꿈같은 풍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이번 전시에서는 샤갈 예술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시적 상상력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연대기적 구성 대신 ‘기억’, ‘주요 의뢰 작품’, ‘파리’, ‘영성’,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지중해’, ‘꽃’이라는 7가지 서정적 주제로 구성돼 샤갈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한다. 특히 파리 오페라 가르니의 천장화와 예루살렘 하다사 의료 센터의 12개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현한 공간은 색채와 빛의 마법으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기간 ~9월 21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관람료 일반 2만5천원

Antonio Mancini, Portrait of Lady Phillips, 1909, ©Johannesburg Art Gallery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소장품 143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89명 거장의 작품을 통해 400년에 걸친 미술사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 9개 섹션으로 나눠 시대별로 구성됐다. 유명 미술관들의 특색을 모티브로 한 전시 디자인으로 작품 감상뿐 아니라 공간 자체를 즐기는 경험을 선사한다.

빛의 시어터, ‘파라오의 이집트, 빛으로 깨어난 고대 문명’ 전경 Photo ©TMONET - Théâtres des Lumières

기간 ~8월 3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관람료 성인 2만원

<파라오의 이집트, 빛으로 깨어난 고대 문명>

한국과 이집트 수교 3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나일강 유역의 고대 이집트 문명을 총 10개 시퀀스로 구성한 이 전시는 36분간 상영되며, 거대한 피라미드부터 파라오의 흉상, 왕의 무덤까지 다양한 장면이 디지털 캔버스에 펼쳐진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의 3D 영상을 활용해 실제 이집트 신전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기간 ~10월 31일
장소 빛의 시어터 in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B1
관람료 성인 2만9천원

론 뮤익, ‘마스크 II’, 2002, 혼합 재료, 77×118×85cm. 개인 소장

<론 뮤익>
국립현대미술관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7월 13일까지 호주 출신 작가 론 뮤익의 한국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현대 조각의 흐름을 이끌어온 작가의 30년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론 뮤익, ‘배에 탄 남자’, 2002, 혼합 재료, 159×138×429cm. 개인 소장

1958년 호주 멜버른 출생으로 1986년부터 영국에서 활동해온 론 뮤익은 보편적 주제를 다루며 현대 인물 조각을 재정의한 작가다. 그의 작품은 신비롭고 생생한 존재감으로 관객이 몸과 시간, 존재와의 관계를 직시하게 만든다. 전통적 접근 방식과 현대적 재료를 결합해 해부학적 디테일로 인물을 정교하게 묘사하며 인간의 감정까지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는 기념비적 설치 작품 ‘매스’를 중심으로 ‘젊은 연인’, ‘쇼핑하는 여인’ 등 인물상과 최신 작업까지 총 30여 점이 소개된다. 25년간 작가의 작업을 기록해온 고티에 드블롱드의 영화와 사진 연작도 함께 전시돼 작가의 스튜디오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간 ~7월 13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관람료 5천원

Credit Info
MAGAZINE 우먼센스
취재 김태현 기자
사진 각 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