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행 비행기 안에서 영화 한 편쯤 보는 게 더 좋다. 왕가위나 오우삼 감독의 영화도 좋고, 홍콩 배경 할리우드 영화여도 좋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라면 가장 좋다. 도착하면 알게 된다. 도시 전체가 영화 세트장이다.
홍콩관광청이 ER 독자를 위해 한국인 여행자들이 사랑한 영화 속 명소 5곳을 추천했다. 좁은 골목, 오래된 사원, 그리고 현대적인 스카이라인. 그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구든지 조금은 주인공이 된다.
1. <중경삼림>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영화 '중경삼림'의 촬영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사진 = 홍콩관광청)
중경삼림
<중경삼림>에서 왕페이(왕페이)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663번 경찰(양조위)의 집을 훔쳐본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설레하는 왕페이와 무심한 사람들이 교차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 도심에서 가장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로, 센트럴의 골목과 주택가를 연결한다. 출퇴근 시간대 방문을 추천한다. 분주한 주민들과 들뜬 관광객이 뒤섞이면, <중경삼림>의 그 장면처럼 느껴진다.
2. <아비정전>의 캐슬로드
아비정전
<아비정전>에서 소려진(장만옥)은 아비(장국영)의 집 근처를 서성인다. 그런 그녀와 골목을 순찰하던 경찰(유덕화)은 조용히 그녀 곁을 걷는다. 그러다 말한다. “전화하고 싶으면 해요. 이맘때쯤엔 여기에 있으니까요.” 경찰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공중전화의 벨소리를 기다린다.
주인공들이 서로의 등만 바라보던 그 장면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10분 거리의 캐슬로드에서 촬영했다.
캐슬로드에 가보면, 그저 평범한 주택가 골목이고, 영화 속 공중전화도 없다. 그래서 화려한 인증샷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오랫동안 추억이 남을 거리다.
3. <영웅본색>의 틴하우 사원
영화 '영웅본색'의 촬영지 틴하우 사원 (사진 = 홍콩관광청)
영웅본색
<영웅본색>에서 송자호(적룡)가 마크(주윤발)에게 묻는다. “신을 믿나?” 이에 마크가 답한다. “믿죠. 제가 신이니까요. 누구든 운명을 결정하면 신입니다.” 그 직후에 배신자 담성(이자웅)이 도착해 세 사람이 협상한다.
이 장면은 틴하우 사원(Tin Hau Temple)에서 촬영됐다. 해양의 여신 틴하우에게 바쳐진 곳으로 홍콩섬 북부 코즈웨이 베이에 있다.
붉은 기둥과 정교한 목조 장식, 그리고 향불이 자욱한 공간은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 주변 전통 시장과 골목길은 여전히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전한다.
입구에서 향을 사서 제단에 올리고 삼배(三拜)하며 소원 빌기를 추천한다. 틴하우는 바다의 수호신이므로 ‘여행 안전’이나 ‘가족 건강’을 비는 이가 많다.
4. <구룡성채>의 구룡성채 공원
구룡성채 공원 내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 전시장 (사진 = 홍콩관광청)
구룡성채 공원 (사진 = 홍콩관광청)
<구룡성채: 무법지대>에서 주인공 임봉(임봉)은 갱단을 피해 구룡성채로 도망친다. 갱들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구룡성채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터전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1993년까지 존재했던 초고밀도 슬럼 지역이다. 무허가 건물들이 수직으로 덧대어져 마치 거대한 콘크리트 미로처럼 존재했다.
현재는 구룡성채 공원(Kowloon Walled City Park)으로 재탄생해 전통 정원 양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 곳곳에는 ‘옛 남문(Old South Gate)’과 연못, 정자, 담장 등 주요 유적이 복원돼 있다.
또한 2025년 5월부터 3년간 영화의 주요 세트장이 8개 테마로 전시된다. 한편, 할리우드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 영감을 준 장소로도 유명하다.
5. <칠중주: 홍콩 이야기><스카이스크래퍼>의 빅토리아 항구
빅토리아 항구 (사진 = 홍콩관광청)
빅토리아 항구의 스카이라인을 모델로 촬영한 영화 '스카이스크래퍼'
빅토리아 항구는 홍콩을 대표하는 장소다. <007 어나더 데이>, <러시 아워 2>,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스카이스크래퍼>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다.
산책로는 스타 거리(Avenue of Stars)로 이어지며, 저녁 8시가 되면 40여 개 빌딩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멀티미디어 레이저 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홍콩 영화계 거장 7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를 보고 이곳을 찾는다면, 이방인일지라도 빅토리아 항구에 담긴 과거와 미래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Credit Info 김형호 기자 제공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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