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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말하다

“100일 동안 볼 수 있어요”… 입장료·주차비 없이 즐기는 배롱나무 명소

by 여행을말하다

여름 배롱나무 명소
7월부터 100일간 꽃을 피우는 백일홍

고려동유적지 백일홍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임성운

여름이면 어디를 가든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붉은 꽃, 바로 배롱나무다. 더운 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백일 동안 꽃을 피워내는 이 나무는 도로변은 물론 공원과 유적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여름철의 대표적 풍경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배롱나무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경남 함안에 위치한 ‘고려동유적지’. 충절의 상징이 깃든 이곳은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여름이면 진홍빛 백일홍이 담장을 물들인다.

고려동유적지 백일홍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임성운

경남 함안에 위치한 고려동유적지는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선다. 여름이면 이곳은 붉게 타오르는 백일홍의 향연으로 변신한다.

나무백일홍, 또는 자미화라 불리는 이 꽃은 7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 무려 100일간 꽃을 피우는 끈질긴 생명력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특히 고려동유적지의 백일홍은 담장을 넘는 위용을 자랑하며, 그 자태만으로도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고려동유적지 백일홍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임성운

역사적인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려가 멸망하자 충절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은둔한 진사 이오 선생이 지냈던 곳으로, 그 정신을 기리며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의미가 깃든 장소다.

조용한 시골 마을 한켠에 웅장하게 자리한 백일홍은 마치 당산나무처럼 마을의 수호신처럼 느껴진다.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자연스레 시간을 잊게 된다.

고려동유적지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해설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이다. 최근 유적지 앞에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이 생겨, 토·일요일에는 매시 정각마다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점심시간 제외).

고려동유적지 자미정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송영옥

실제로 지금의 고려동유적지 건물들은 한국전쟁 이후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복원된 것들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이오 선생의 충절, 고려인 마을의 자취, 그리고 무더운 여름에도 꿋꿋이 피어나는 백일홍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미정 마루에 앉아 붉게 타오르는 꽃을 바라보며 한나절을 보내는 경험, 그 자체로도 이곳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백일홍은 특히 고풍스러운 한옥과 사찰과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고려동유적지의 자미정 또한 그러하다. 고택의 기와 지붕과 대비되는 진분홍 꽃잎의 조화는 자연과 건축이 만들어낸 최고의 풍경 중 하나다.

고려동유적지 백일홍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임성운

경남, 전남 등지의 사찰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배롱나무지만 고려동유적지에서 만나는 백일홍은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꽃잎은 하나씩 바람에 흩날리지만, 그 속에는 세월을 품은 고택의 이야기와 이오 선생의 충절이 오롯이 담겨 있다. 유적지를 산책하다 보면, 단순히 ‘예쁜 꽃’ 이상의 감동이 마음 깊이 스며든다.

눈으로는 꽃을 담고, 가슴으로는 역사를 느끼게 되는 시간. 바로 그런 경험이 고려동유적지에서 가능하다.

고려동유적지 백일홍 / 사진=경상남도 공식블로그 임성운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내고자 떠나는 여행, 그곳에 역사와 자연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함안 고려동유적지는 화려한 백일홍의 자태와 함께 조용한 역사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거대한 배롱나무 아래 그늘에서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복잡했던 일상이 잠시 멈추는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역사적 가치와 더불어 여름 한정의 풍경을 간직한 이곳, 여름 여행으로 떠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백일 동안 지지 않고 피어나는 붉은 꽃처럼, 그 여운도 오래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Credit Info
유다경 기자
제공 여행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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