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장마'가 아니다, ‘한국형 우기’의 시대
by 웨더뉴스
지난주 목요일(12일), 제주도에 2025년 올해 첫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역대 세 번째로 이르게 찾아온 장마인데요, 현재(18일, 수) 장맛비를 내리게 하는 정체전선은 제주도 남쪽해상까지 남하하면서 전국에 장맛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있습니다.
예년보다 빠르게 들려온 장마 소식과 함께 유난히 2025년 올해 장마가 길고 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장마는 국지성 집중 호우가 증가하고 평년보다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형적인 장마의 특성을 벗어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체전선이 만드는 ‘장마’, 예측은 점점 어려워져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경계에 형성되는 정체전선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 전선이 한반도 부근에 머물며 오랜 시간 비를 내리는 현상을 우리는 ‘장마’라고 표현합니다.
보통 장마는 6월 중순경 제주도에서 시작돼 남부지방을 거쳐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체전선의 위상 변화 및 정체전선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 영향을 함께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하거나 남부보다 중부에서 먼저 시작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늦게 발생한 제1호 태풍 우딥(WUTIP)의 간접 여파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강하게 확장하면서,
제주도 남쪽해상에 머물러 있던 정체전선이 일시적으로 북상함에 따라 평년보다 빨리 장마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강한 남서풍을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점차 한반도 부근으로 유입됨에 따라 정체전선을 활성화 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따라서 이번 주 금요일(20일)에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장마, '한 달짜리 계절'은 옛말… 짧고 굵은 집중호우 패턴
최근 몇 년 간의 장마는 과거처럼 한 달 내내 비가 내리며 강수량이 집중되는 고정된 패턴을 보이는 대신, 며칠 간격으로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불규칙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미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 장마로 인해 당초 평년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장마 기간은 다소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7월 초~중순에 가장 많은 강수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간당 50~100mm 이상 내리는 폭우가 잦을 것으로 예측돼 저지대 침수나 산사태 등 재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장마 중간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 무더위가 끼어드는 ‘마른장마’, 장마 이후 다시 비가 길게 이어지며 내리는 ‘늦장마(2차 장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기후 변화가 만든 장마의 변화… ‘한국형 우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기상 변화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장마 자체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합니다.
전통적인 개념의 장마를 넘어서는 복합성 우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강수 집중도가 매우 높아지고 장마가 끝난 후에도 태풍, 늦장마,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는 복합적인 강수 양상이 자주 보이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 사이, 6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장마와 비슷한 집중호우 패턴이 반복되면서 ‘한국형 우기’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마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한 한 달짜리 비의 계절이 아닙니다.
짧고 굵은 집중호우와 예측 불가능한 강수 패턴으로 기존의 장마 개념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보다 체계적인 장마 대응과 철저한 사전 준비에 신경 써야 합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장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올여름은 단순히 ‘비가 오는 계절’이 아닌 위기 대응의 계절로 장마를 인식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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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