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걸음마다 기분 좋은 발견

by 서울사랑(서울특별시)

나무 그늘이 반가운 초여름이다. 바람이 살랑이는 저녁 산책이 기다려지는 시기. 물소리 가까운 골목과 초록 짙은 길을 따라 은평구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 마음 쉴 곳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서울 서북부에 위치한 은평구는 북한산 자락의 초록빛 자연과 고즈넉한 은평한옥마을의 골목, 개성 넘치는 문화가 어우러진 동네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산책 장소를 찾고 있다면 은평구를 걸어보자. 익숙한 서울 안에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을 한 번에 느끼는, 익숙한 듯 낯선 기분을 마주할 수 있다. 자연과 시가지, 은평구의 두 가지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은평 산책 #1. 고요한 발걸음 따라 북한산에서 은평한옥마을까지

북한산 자락 아래 펼쳐진 이 길은 번잡함에서 한발 물러난 은평구의 조용한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도서관과 박물관, 전통 다실과 사찰이 이어지는 고요한 풍경은 산책자의 마음을 자연스레 낮고 느리게 만든다.

삼각산금암미술관

은평한옥마을 골목을 거닐다 보면 고즈넉한 한옥 한 채가 미술관으로 변신한 ‘삼각산금암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전통 가옥 같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사랑방과 대청마루 등 한옥 공간 곳곳에 예술 작품이 전시된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미술관 이름의 ‘삼각산’은 북한산의 옛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한옥마을이 북한산과 이어진 역사성을 나타낸다.

주소 은평구 진관길 21-2
문의 02-351-8554

너나들이센터

은평한옥마을 초입에 자리한 ‘너나들이센터’는 전통문화 체험을 위한 아담한 문화 공간이다. 2018년 문을 연 이곳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절마다 다양한 전통문화 전시가 열리고, 지하 한복체험실에서는 예쁜 한복을 무료로 입어볼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한복을 차려입고 한옥마을 골목을 거닐며 사진을 남기는 것으로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보자. 대여한 한복은 은평한옥마을 안에서만 입을 수 있다.

주소 은평구 연서로50길
문의 02-351-8557

1인1잔

은평한옥마을 언덕에 자리한 인기 카페. 이름에는 ‘일행마다 음료 한 잔씩은 주문해주세요’라는 재치 있는 뜻이 담겨 있다. 5층짜리 한옥 건물 전체를 카페로 운영하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전망이 탁 트여 북한산과 한옥 지붕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5층 다락에 앉아 통창 너머로 그림처럼 펼쳐지는 한옥마을 전경과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물드는 북한산 자락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 음미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주소 은평구 연서로 534

은평뉴타운도서관

은평뉴타운 중심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지역 주민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현대적인 외관만큼이나 밝고 쾌적한 실내에는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를 위한 다양한 서적이 빼곡하고, 편하게 앉아 독서할 수 있는 창가 자리와 아늑한 소파도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에서는 독서 모임, 북 콘서트, 전시회 같은 문화 프로그램도 수시로 열려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북한산둘레길 입구 근처에 있어 등산 전에 들러 코스를 알아보거나 잠시 쉬어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주소 은평구 진관2로 111-51
문의 02-6341-6400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구의 역사와 한옥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전시 관람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개방형 구조가 인상적이다. 2층 상설전시실 은평역사실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은평구의 역사를 다양한 유물과 모형으로 보여준다. 3층 한옥전시실에서는 한옥의 건축 과정과 과학적 원리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전통 건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희망장난감도서관과 작은도서관도 내부에 있어 가족 관람객에게 특히 좋다. 박물관 마당에는 장독대와 정자가 어우러진 휴식 공간이 있어 한옥의 정취를 느끼며 쉬어 가기에도 그만이다.

주소 은평구 연서로50길 8
문의 02-351-8556

북한산생태공원

은평한옥마을 근처에서 시작되는 ‘북한산생태공원’은 말 그대로 북한산의 생태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진 작은 공원으로,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풀며 둘러보기 좋다. 입구 쪽에 마련된 산림욕장 길을 따라 걸으면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새소리, 바람에 나뭇잎 스치는 소리를 만날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이 일대에 서식하는 식물과 새, 곤충에 대한 설명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자연 공부를 하기도 좋다.

주소 은평구 불광동 산42-5

북한산둘레길(구름정원길)

이름처럼 산허리를 따라 구름 전망대가 조성돼 있어 걸음을 멈출 때마다 서울 시내와 북한산 능선이 어우러진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완만한 흙길과 나무 덱으로 이어져 있어 운동화만 신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중간중간 만나는 작은 사찰과 약수터, 그리고 주민들이 가꾼 꽃밭도 소소한 볼거리다.

주소 은평구 불광동 산4-5

진관사

고려 현종 연간인 1010년에 창건된 ‘진관사’는 서울 근교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힌다.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이 절에 들어서면 마당을 감싸는 북한산 능선이 장관을 이루고, 도심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마음을 가라앉힌다. 경내를 천천히 거닐며 대웅전의 단아한 곡선 지붕과 오래된 느티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사찰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미리 예약하면 사찰 음식 체험도 가능하다.

주소 은평구 진관길 73
문의 02-359-8410

진관사 보현다실

진관사에서 운영하는 전통 다실. 커다란 창 너머로 계곡과 숲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지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나무 향이 은은한 다실 내부에 앉아 있으면 새소리와 물소리가 들려와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이곳은 3년간 숙성시킨 오미자청으로 만든 진한 오미자차가 유명한데, 차를 한 모금 머금으면 등산으로 지친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든다. 다실 한쪽에는 스님들이 손수 만든 공예품이나 진관사 관련 소품이 전시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소 은평구 진관길 73 진관사 내
문의 02-389-1071

은평 산책 #2. 시가지 구간에서 만나는 은평구의 일상

불광동과 응암동을 잇는 길목에는 자연과는 또 다른 은평구의 얼굴이 있다. 오래된 시장과 도서관, 책방과 골목길, 그리고 불광천을 따라 이어지는 작고 단단한 풍경. 사람들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긴 이 길을 걷다 보면 은평구의 ‘일상’을 만나게 된다.

책방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뜻의 우리말 이름처럼 아담한 공간에 삶의 여유와 취향을 조금씩 담아낸 동네 책방이다. 초록색 간판 아래 문을 열고 들어가면 4평 남짓한 공간에 감미로운 음악과 책 향기가 가득하다. 어른을 위한 동화, 자연 서적, 예술 서적 등 서점 주인의 개성이 담긴 도서들이 주로 진열돼 있다.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보다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곱씹으며 읽을 만한 에세이, 독특한 사진집, 시집 등이 많아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작은 천국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주소 은평구 응암로25길 11-1

리버디 카페

불광천 산책로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카페. 글루텐이 없는 쌀 디저트를 전문으로 하는 이 카페에서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빵과 과자를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로 일반 디저트보다 속이 편하고,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쌀 피낭시에나 쌀 파운드케이크는 식이 제한이 있는 이들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다.

주소 은평구 불광천길 442-29

은평춘당

불광천을 따라 걷다 보면 특이한 이름의 공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휴식처인 ‘은평춘당’이다. 건물명인 ‘춘당’에는 봄처럼 따뜻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실내에는 바둑판이 놓인 테이블과 편안한 소파가 마련돼 있고, 곳곳에 신문과 책자도 비치돼 있다.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며 머리를 식히는 모습이 정겹다.

주소 은평구 증산로 414

서울기록원

서울시가 보유한 각종 행정 기록물과 옛 사진, 지도 등이 체계적으로 보관된 서울시 공공 아카이브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특별한 장소로,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고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주소 은평구 통일로62길 7
문의 02-350-5600

불광천

은평구 주민들의 소중한 쉼터이자 놀이마당. 은평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이 도심 하천은 북한산 비봉에서 발원해 은평구를 지나 서대문구와 마포구로 흐른 후 홍제천과 합쳐지는 물길이다. 예전에는 흔한 동네 개천이었지만, 지금은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사계절 내내 이곳을 찾는 주민들의 활기로 넘친다. 여름이면 산책로 옆 화단에 백일홍과 해바라기가 피고, 가을에는 코스모스 길이 조성되어 계절마다 꽃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소 은평구 응암동

불광천 벽화

불광천 산책로에는 다양한 벽화와 예술 작품이 설치돼 있어 산책하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교각 아래에는 형형색색의 벽화가 그려져 있으며, 응암역 부근 산책로에도 과거 은평구의 모습과 현재를 담은 벽화가 있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동화 속 캐릭터나 동물들이 그려진 구간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주소 은평구 응암동 610-5

불광천미디어센터

은평구민의 미디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1인 크리에이터나 영상 제작에 관심 있는 주민에게 열린 곳이다. 최신 촬영 장비와 조명, 녹음 시설을 갖춘 스튜디오가 눈길을 끈다. 미디어 관련 강좌와 워크숍도 정기적으로 열려 누구나 영상 편집, 사진 촬영 등을 배울 수 있다.

주소 은평구 증산로 476
문의 0507-1338-3023

자연과 도시의 매력이 공존하는 은평 산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