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배력 위협하는 퍼플렉시티AI

by 주간동아

설립 3년 차 ‘AI 검색’ 스타트업… 뉴스 제공자와 광고 수익 공유하는 혁신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는 퍼플렉시티AI 애플리케이션. GETTYIMAGES

인공지능(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는 5월 5억 달러(약 6900억 원) 투자를 유치한 펀딩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140억 달러(약 19조 2700억 원)로 평가받았다. 이는 6개월 전보다 7조 원 이상 상승한 수치이며, 6월 2일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 18조88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2022년 12월 설립된 퍼플렉시티AI는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연간 반복 매출(ARR)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달성하며 오픈AI를 이을 차세대 AI 검색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픈AI가 등장하기 전까지 검색 서비스 시장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었다. 2024년 한 해 구글이 검색 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000억 달러(약 37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퍼플렉시티AI 같은 AI 검색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검색시장에서 구글 지위를 넘보고 있다. 지난 25년간 시장을 지배했던 ‘인터넷 검색’ 서비스가 ‘AI 검색’ 서비스에 지배적 지위를 넘기게 될까. 앞으로 검색 모델은 어떻게 변화할까.

검색시장 판도 바꾸는 차세대 AI 검색

인공지능(AI) 검색 플랫폼 퍼플렉시티AI를 사용해 “금융 서비스를 많이 쓰는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스마트폰 모델을 알려줘”라고 검색하니 아이폰과 갤럭시의 최신 모델 출시일, 크기, 해상도 등이 표로 정리된 결과가 나왔다. 김지현 제공

구글이 이끌어온 인터넷 검색 사업은 키워드 기반의 단순 검색 광고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사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키워드와 관련된 광고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고, 사용자가 광고 링크를 클릭한 수만큼 광고주가 구글에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AI 검색은 단순히 키워드와 관련된 링크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용자 질문에 따라 실시간으로 더 자세한 답변을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자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검색 서비스를 누리게 됐다. 퍼플렉시티AI는 AI 검색 특성에 맞춘 독창적인 광고 방식을 도입했다. AI가 내놓는 답변 중간에 사용자가 묻는 말의 맥락과 관련된 ‘스폰서 질문’을 자연스럽게 삽입해 광고를 노출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최신 스마트폰 추천”이라고 검색하면 “가성비 좋은 모델은 무엇인가요” 같은 스폰서 질문이 사용자 화면에 떠오른다. 사용자가 이 질문을 클릭하면 광고주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연결된다.

또 퍼플렉시티AI는 뉴스나 콘텐츠 제공자와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도입했다. AI가 내놓은 답변에 인용된 기사나 콘텐츠를 생산한 사람에게 퍼플렉시티AI가 얻은 광고 수익의 일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퍼플렉시티AI는 콘텐츠 생태계와 상생하는 동시에 양질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맞서 구글은 5월 열린 ‘Google I/O’ 행사에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AI 모드’ 서비스를 발표했다. 지난해 5월 ‘구글 오버뷰’라는 이름으로 기존 구글 검색 결과 상단에 요약 내용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1년 만에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AI 검색 플랫폼, 질문 맥락에 따라 광고 노출

구글 ‘AI 모드’를 사용해 “깊은 수면 중 심박수는 얼마쯤 돼?”라고 검색하니 “심박수가 크게 낮아진다”는 검색 결과 요약과 함께 요약본 출처가 제시됐다. 김지현 제공

AI 모드는 사용자 질문에 깊이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다. 복잡한 질문에도 다수의 웹 정보를 신속히 분석해 맥락에 맞는 정확한 답을 제공하며, 이미지와 동영상까지 포함된 멀티 모달(Multi Modal) 검색도 지원한다. 구글은 또 ‘검색 라이브(Search Live)’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검색하고 싶은 물건에 가져다 대면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차량의 특정 부품을 카메라로 비추면 그 부품에 대한 정보를 즉각 제공하는 식이다.

구글의 AI 모드 역시 구글의 광고 전략을 변화시켰다. 단순히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관련된 광고 링크를 검색 결과와 함께 노출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AI가 정확히 파악해 맥락에 맞는 초개인화 광고를 자연스럽게 삽입한다. 예를 들어 여행 관련 질문에 항공권이나 호텔 광고가 포함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 구글은 ‘AI 프로(AI Pro)’ ‘AI 울트라(AI Ultra)’ 같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통해 광고 수입 외에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퍼플렉시티AI가 검색시장에 던진 도전장에 구글이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퍼플렉시티AI의 시장 진입이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된 구글 오버뷰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퍼플렉시티AI는 빠르게 검색시장 점유율을 키우며 급성장했다. AI 검색은 쇼핑, 예약, 뉴스·지도·문서 검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사용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 광고주도 광고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검색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검색 플랫폼계 강자 구글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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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테크라이터
제공 주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