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하의 이게 뭐Z?]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재가공 숏폼 화제
콘텐츠란 무엇일까. 드라마, 예능 등 영상만이 전부는 아니다. 글과 게임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재가공한 것도 역시 콘텐츠다. Z세대는 콘텐츠를 그저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꾸는 데도 능숙하다. 이번 주는 Z세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유행들을 살펴본다.
by 주간동아
[김상하의 이게 뭐Z?]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재가공 숏폼 화제
콘텐츠란 무엇일까. 드라마, 예능 등 영상만이 전부는 아니다. 글과 게임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재가공한 것도 역시 콘텐츠다. Z세대는 콘텐츠를 그저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꾸는 데도 능숙하다. 이번 주는 Z세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유행들을 살펴본다.
#드라마 장면에 내 다리 합성하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재가공한 숏폼. 인스타그램 @agorivalll 계정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단연 올해 메가트렌드다. 관식이병(남성 시청자들이 스스로를 양관식 캐릭터 같다고 착각하는 증상)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으니 말이다. 드라마 본편만큼이나 이를 재가공한 숏폼도 화제를 모았다. 요즘은 드라마 장면을 엉뚱하게 편집한 릴스가 인기다. 인스타그램 ‘@agorivalll’ 계정이 대표적이다. 보통 드라마 숏폼은 긴 영상에서 화제가 되는 부분만 잘라 편집해 다음 편을 궁금하게 만들지만, 이 계정이 만드는 숏폼은 다르다. 드라마 하이라이트 장면에 본인의 하체나 장난스러운 행동을 합성하는 식이다. ‘폭싹 속았수다’의 이별 장면에서 주인공 상체만 잘라 붙이고, 하단엔 춤추거나 다리를 긁는 하체가 나온다. 몰입은 깨지는데 웃음과 호기심은 더 커진다. “아이유 안짱다리 킹받는다” “이걸 왜 이렇게까지 만들었냐” 같은 댓글이 달렸다. 해당 계정을 방문하면 ‘폭싹 속았수다’뿐 아니라 드라마 ‘약한영웅’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재가공한 기발한 영상들도 볼 수 있다.
#내 이름을 그림으로
알록달록한 혁필화. 김상하 제공
요즘 인스타그램에는 알록달록 멋들어진 글씨가 자주 눈에 띈다. 한글 이름이나 짧은 격언에 호랑이·봉황·학 같은 동물이 그려져 있다. 이 글씨 그림은 혁필화(革筆畵)다. 납작한 가죽 붓으로 여러 빛깔의 글씨와 그림을 겹쳐서 그린다.
멋진 글씨 그림을 받으려면 서울지하철 시청역 2번 출구로 가면 된다. ‘혁필화 할아버지’가 간이책상에 앉아 직접 글씨 그림을 그려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오에 오픈해 오후 4시쯤 마감하는데, 대기 줄이 길기로 유명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 평일 낮시간에도 Z세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줄을 서서 기다린다.
Z세대에게 이곳은 단순히 거리 예술을 감상하는 장소가 아니라, 소소한 주말 데이트 코스이자 자신을 위한 작고 낭만적인 기념품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통한다. 평범한 이름에 동물이나 전통 문양이 더해지면 그 글자들이 마치 오늘 하루의 복주머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매일 듣는 이름이지만 그림이 되니 새롭다” “기분이 좋아지는 이름 그림” 같은 후기가 많다. 글자가 아니라 마음을 선물 받는 기분. 혁필화는 Z세대에게 ‘소확행’ 자체다.
#잘 안 보이는 곳까지 귀엽게
콘센트를 꾸미는 인테리어 소품들. 포식스먼스 홈페이지 캡처
Z세대의 꾸미기는 끝이 없다. 휴대전화 배경화면, 타자 소리, 다이어리 템플릿을 넘어 이젠 콘센트 꾸미기도 유행이다. 예전엔 전선에 털실을 감거나 비즈로 꾸미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콘센트 자체에 귀여운 커버를 씌운다. 주먹밥, 달걀프라이, 브로콜리 등 식재료 모양이 인기고 플러그를 막는 덮개도 같은 디자인으로 세트처럼 사용한다.
이런 트렌드는 일상 속 사소한 물건에도 개성을 부여하려는 Z세대의 특징을 반영한다. 인테리어 소품에서도 실용성과 귀여움을 놓칠 수 없다. Z세대에게 꾸미기란 ‘보여주기’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나만 보는 공간, 나만 아는 디테일을 소중히 여기는 감성이 중요하다. 작고 사소한 것에까지 자신만의 감성을 담는 일, Z세대에겐 이것이 바로 일상을 나답게 만드는 방법이다.
Credit Info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제공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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