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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음식뿐 아니라 몸으로 흡수하는 모든 것으로 식치(食治)하라”

by 신동아

[명사 건강학] ‘식치 한의사’ 정세연의 ‘슬기로운 건강 생활’ 레시피

  • 오스트리아에서 지낸 고교 시절부터 식치에 관심
    간헐적 단식, 과일을 밥처럼 먹는 식사는 지양
    관절 가동 범위 넓히는 ‘ROM 운동’ 필수
    스트레스 해소엔 아로마 요법, 탕욕 활용
    ‘일신우일신’ 배우고 공부하는 전문가이고 싶어




한의사 정세연 원장은 “식치의 정의는 단순히 입으로 먹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흡수하는 모든 것을 통해 행하는 치유”라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한의사 정세연(49) 원장은 ‘식치(食治)’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로 이름 나 있다. 식치는 약이 아닌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정 원장은 2018년 12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옛 정세연 한의사의 라이프 레시피, 정라레)는 현재 구독자 11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총 누적 조회수는 2억4264만 회에 달한다. 많은 사람이 그가 알려주는 ‘식치’에 관심 갖는 이유가 뭘까.

“성공을 좇은 건 아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인기 비결은 딱히 없다. 굳이 말하라면 성실함, 꾸준함이 아닐까 싶다.”

4월 말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 한의원에서 만난 정 원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병원 이름을 내걸지 않고 ‘정라레(정세연 한의사의 라이프 레시피)’라는 채널명으로 방송을 시작해 내 실명을 지금까지 정라레로 아는 사람이 많다”며 웃었다. 방송으로 볼 때보다 한층 더 늘씬하고 고운 모습에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정 원장은 2003년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후 예방의학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성광의료재단 강남차한의원 한방과 교수,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한국식치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다. ‘염증 해방’ ‘식치의 기적’ 등 여러 저서를 냈다.

폐렴을 캐머마일 차로 고치다니…

식치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몇 개의 동기가 있다. 어릴 때 건강이 너무 안 좋아서 몸에 염증이 많았고, 해독 작용을 하는 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치료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일하셔서 내가 고등학생일 때 온 가족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았는데 3개월 만에 체중이 10kg 불었다. 거기서 미국인 학교를 다니면서 식생활이 바뀌어 오렌지주스를 물처럼 마시고 단것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이다. 그러면서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 감기에 걸렸는데 사흘 만에 폐렴으로 악화했다. 독일어를 쓰는 통역사 선생님을 모시고 큰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항생제가 아닌 ‘카밀레테’를 처방했다. 카밀레테가 뭐냐고 통역사에게 물어보니 캐머마일 차였다. 지금의 드러그스토어(drugstore·의약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는 점포) 같은 곳에서 그 차를 사다가 수시로 마셨다. 아침저녁으로 차를 끓이면 나오는 김을 15분씩 들이마시고 내뱉는 훈증 요법도 병행했다.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 그렇게 일주일을 했더니 놀랍게도 기침이 싹 가셨다. 병원에 갔더니 염증 흔적이 많이 없어졌더라.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폐렴이 나은 것이다. 그런 경험을 몇 번 더 하면서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자생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식치에 관심이 깊어졌다. 처음에는 캐머마일, 민트, 로즈메리 같은 허브를 우린 차에 관심을 갖다가 채소, 과일, 버섯 등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장돼 폭넓은 식치에 매료됐다.”

음식으로 어떤 병이든 치료 혹은 예방이 가능한가.

“그렇다. 자기가 먹은 음식을 몸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환이든지 관리와 치유가 가능하다. 식재료에는 약성이 있지만 이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발휘되는 약성의 정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식재료의 약성을 병을 치료하는 약만큼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항상 연구한다. 어떤 다른 식재료를 만났을 때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는지, 또 술을 담근다든지 살짝 볶든지 하는 조리 방식에 따라 약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용량과 첨가하는 비율을 어떻게 해야 효능이 좋아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계속 연구하는 것을 내 소명으로 여긴다.”

식치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현대인이 겪는 생활습관병이 대표적이다.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긴 질환 말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완치가 되기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 많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염증성 질환 약은 평생 먹어야 하니 그건 치료약이 아니다. 염증성 질환을 관리하기에 좋은 도구가 음식이다. 염증성 질환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생길 수 있다. 비염·편도염·후두염·식도염·위염·신장염·방광염 등 모든 염증성 질환에 식치를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오해와 진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매일 챙겨 먹어야 한다는 영양제도 넘쳐난다. 잘못된 정보를 맹신해 건강을 해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최근 널리 알려진 몇 가지 ‘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50대 여성 사이에서 눈 건강에 좋다는 루테인 영양제가 인기다. 루테인만 잘 먹으면 눈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눈 건강을 잘 관리하기 위해 부족한 루테인을 약으로 보충하면 끝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몸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결국 눈을 자양하고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려면 눈으로 가는 혈액의 양이 많아야 하고, 그 혈액 속에 영양분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혈액순환이 안 돼 루테인 영양제를 아무리 먹어도 큰 효과가 없다. 결국 눈을 치료할 때는 눈만이 아닌 몸 전체를 놓고 치료해야 한다. 혈액이 잘 만들어져야 하고, 혈액순환도 원활해야 하고, 눈에 영양도 공급해 줘야 한다. 이를 충족하는 식재료를 한 가지만 꼽으라면 고지베리가 제격이다. 고지베리는 베리류의 한 종류로 약재명인 구기자로 유명하다. 구기자만큼 눈의 노화를 막고 동시에 눈에 영양을 공급하는 재료는 흔치 않다. 구기자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차를 끓여 마셔도 되고 분말로 만들어 간단하게 섭취할 수도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나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먹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염증이 잘 생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적이 아니다.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사람은 죽는다. 뇌에 가장 필요한 영양분이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포도당의 주된 공급원이 탄수화물 식품이다. 뇌는 자는 동안에도 기억을 정리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포도당이 부족하면 기억력 감퇴를 비롯한 많은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 통곡물 같은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꼭 먹어야 한다. 몸에 나쁜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영양분의 균형이 중요하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에 따른 폐단이 생긴다.”

지나친 저염식은 건강에 좋지 않다?

“사람마다, 식생활 패턴에 따라 다르다. 평소 가공식품, 배달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은 염도가 매우 높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게 된다. 이 경우 건강을 생각한다고 죽염을 먹고, 식도염이나 위염 개선에 소금 요법이 좋다고 소금을 먹으면 당장 혈압이 급상승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저염식을 하는 사람은 몸에 염분이 부족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체로 저혈압인 여성의 소금 섭취량이 조금 부족한 편이다.”

저혈압인 사람은 소금을 좀 더 먹어야 하나.

“저혈압이라고 무조건 소금을 더 먹어도 되는 건 아니다. 저혈압인 사람 가운데 소금 섭취 부족으로 소화가 안 되고 위산 분비가 적은 사람은 소금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증세가 호전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부족한 게 있으면 먹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가장 신선한 식품’이 식치의 시작

그렇다면 정 원장은 식생활의 균형을 어떤 방식으로 맞출까. 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평소 실천하는, 건강을 위한 식사 습관을 궁금해하자 그는 “5년째 똑같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며 냉장고에 있던 샐러드 도시락을 꺼내 와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에는 형형색색 다채로운 식재료로 만든 샐러드가 들어 있었다.

한의사 정세연 원장이 5년째 매일 아침 먹고 있다는, 다채로운 재료로 만든 샐러드 도시락. 박해윤 기자 

이게 아침 식사인가.

“그렇다. 브로콜리,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아래 잎채소가 깔려 있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잎채소는 치커리다. 치커리엔 몸에 좋은 성분이 굉장히 많고 섬유질이 풍부하다. 주황색 베이비 캐럿은 당근처럼 껍질이 두껍지 않고 심이 없어 먹기 편하다. 사각거리는 식감도 좋다. 과일로는 블루베리와 요즘이 제철인 산딸기를 담았다. 아보카도는 매일 챙겨 먹는 과일이다. 단백질은 동물성보다 식물성을 많이 섭취한다. 여기 있는 렌틸콩, 병아리콩이 그런 식품이다. 소스로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쓴다. 채소와 콩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아주 좋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들어 있고 아보카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이렇게 먹고도 허전하다 싶으면 달걀이나 빵 한 조각을 추가한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아주 조화롭게 담긴 이 샐러드가 가장 기본적인 식사 루틴이다. 식재료 한 가지 위주의 편협한 식사는 지양한다. 색깔도 다양하게 섭취하려 한다. 색깔마다 다른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건강을 한층 증진시킨다.”

좋은 식품을 고르는 노하우를 알려 달라.

“가장 신선한 식품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식비를 아끼려고, 또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저녁에 떨이로 파는 채소를 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가장 신선한 채소, 과일을 먹어 좋은 영양소와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이 결국은 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또 식품에 관한 정보와 건강 상식을 유튜브든, 책으로든 계속 습득해 좋은 식품을 판별하는 안목을 키우면 좋겠다.”

구체적 예를 든다면?

“들기름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여러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다. 아주 고소한 향이 굉장히 진하게 나는 들기름이 있고, 상대적으로 향이 진하지 않은 들기름이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를 제대로 된 들기름으로 여기는데 그건 잘못된 선택이다. 향이 너무 진한 것은 열을 바짝 가해서 뽑아낸 들기름일 가능성이 높다. 로스팅을 세게 하고 열을 많이 가했기에 향이 진해진 것이다. 그런데 들기름은 열에 굉장히 약해서 많은 열이 가해지면 산패되기 쉽기에 냉압착해서 뽑아낸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이런 들기름은 의외로 향이 거의 없다. 그러니 깐깐한 잣대로 식품을 골라야 한다. 어묵 같은 경우도 흰살생선으로 만들어 굉장히 좋은 단백질 식품인데 제품마다 성분과 함량이 제각각이다. 어떤 어묵은 흰살생선보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 자칫 단백질이 아닌 탄수화물 덩어리를 먹는 경우도 많다.” 

좋은 식품을 쉽게 선별할 방법이 있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식품에는 원재료와 부재료의 산지와 성분이 표시돼 있다. 전문용어가 많고 글자가 깨알 같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이런 성분표를 깐깐하게 살펴야 한다. 원재료들을 쫙 봤을 때 내용이 긴 것은 ‘아웃’이다. 성분표가 짧을수록 좋다. 그만큼 본질에 충실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상한 이름이 나오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식품을 고를 때 신경을 쓰면 몸과 눈이 조금 수고롭지만 내 몸을 살리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내가 유튜버를 하는 건 많은 사람에게 그런 도움을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소화를 못 시키면 무용지물이다. 소화가 잘되게 하는 비법도 있나.

“초가공식품(UPF·ultra-processed food)만 피해도 소화는 대부분 편하게 이뤄질 수 있다. 한국 사람은 원래 초근목피를 먹고 살아온 민족인데 너무 짧은 시간에 먹을거리가 바뀌어 우리 유전자가 새로운 먹을거리의 형태를 갖춘 초가공식품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다. 몸이 그걸 잘 받아들이지 못해 속이 더부룩하거나 여러 안 좋은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어오던 초근목피 음식을 즐겨 먹는다면 소화를 걱정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초가공식품은 과하게 으깨지고 첨가물이 추가되는 등 너무 많이 가공된 식품으로 식품에서 추출하거나 실험실에서 합성한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식물성 유사 단백질, 정제 전분, 고과당 시럽, 유화제, 색소, 감미료, 향료, 방부제 같은 첨가물이 주성분이다.) 

유행 타는 식이요법보다 기본에 충실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딱 한 가지만 말하자면 과일식은 절대 하지 않는다. 과일이 몸에 좋다고 해서 과일을 한 접시 담아 그걸 밥 대신에 끼니로 먹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한두 조각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만, 다른 식품은 안 먹고 과일로만 식사하는 건 좋지 않다. 과일에 좋은 성분도 많지만 지금의 과일은 옛날에 먹던 과일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과일은 가공식품 이상으로 달다. 예전에는 과일에 새콤한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달다. 소비자가 단것을 원하니 당도가 높을수록 최상품으로 치고 과일의 당분 함량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과일에 든 과당은 천연당이라 하더라도 안 쓰이면 다 지방으로 바뀌어 지방간, 간의 염증, 고지혈증을 유발한다. 과도한 과일 섭취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간헐적 단식 같은 체중감량법도 실천하고 있나.

“간헐적 단식이 누구에게나 맞는 건 아니다. 위장의 용량, 음식을 소화하는 능력에 따라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평상시 식사량이 많고 불규칙하게 식사하는 사람에겐 간헐적 단식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위장의 용량이 적은 사람은 조금씩 세끼를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 나는 후자다. 세끼 먹던 것을 두 끼로 줄이면 몸의 밸런스가 깨진다.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다이어트처럼 유행을 타는 식이요법보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주의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체중을 관리하나.

“평상시 밥 한 숟가락 더 먹을 거 조금 덜 먹는 것만으로도 간헐적 단식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아침은 꼭 먹고 저녁 식사도 오후 7시까지 마치려고 한다. 일이 늦게 끝나면 식사가 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되도록 저녁을 늦게 먹는 상황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운동도 꾸준히 즐기는가.

“운동을 따로 하는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매일 샤워하는 것처럼 운동한다. 씻기 전에 항상 운동하기 때문에 운동이 생활화돼 있다. 지금 내 행동반경에 있는 운동시설 다섯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이용한다. 바빠서 운동을 못 했다는 핑계를 댈 수 없도록 말이다.”

어떤 운동을 좋아하나.

“노를 젓는 로잉(rowing)이라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한다. 50대 이후 꼭 해야 하는 운동은 근력운동이 아니다.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어 가동 범위를 넓히는 ROM(Range of motion) 운동이다. 매일 30분 이상은 루틴으로 온 관절 마디를 넓히는 이 운동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목 관절, 어깨 관절, 고관절, 무릎 관절 등 모든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 그러면 혈액 공급량이 떨어져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관절이 점점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상태에서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게 되면 안 좋은 자세가 굳어져 오히려 부상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피부 식치’로 마인드 컨트롤

신체 못지않게 정신건강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궁금하다.

“피부 식치를 한다. 식치의 정의는 단순히 입으로 먹는 것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피부든, 코든 사람이 흡수하는 모든 것을 통해 행하는 치유를 말한다. 이런 개념의 연장선에서 내가 주로 하는 피부 식치는 아로마 요법이다. 식물이 가진 독특한 향을 이용하는 것이다. 향에도 음양이 있다. 음양의 균형이 어떻게 깨졌느냐에 따라 사용하는 향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라벤더 향을 맡으면 혈관이 굉장히 빨리 확장돼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저혈압인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저혈압인 경우는 로즈메리 향을 맡으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살짝 오르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물과 피부를 접촉하는 탕욕도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이용하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엄청나게 운동이 되고 머리가 개운해진다.”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나.

“양의학과 한의학의 근원적 차이점은 연결성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모든 게 다 연결돼 있다고 보고 문제의 근원을 찾아 치료한다. 똑같은 눈을 치료하더라도 몸 전체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는 보고 치료한다는 얘기다. 신체 기관이 연결돼 있듯 사람도 어딘가와 연결돼 있다. 그것을 앵커링(anchoring) 포인트라고 하는데 내 앵커링 포인트는 자연인 것 같다. 벚꽃을 바라보고 자연과 함께할 때 정서적 편안함을 느낀다.”

인생을 관통하는 나침반 같은 좌우명이 있을 것 같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어릴 때부터 남과 다르게 내 삶을 이끌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정체된 일상, 고인 물이 되는 게 너무 싫다. 내 이름의 ‘연(沇)’자가 물 흐를 연이다. 이름처럼 물 흐르는 대로 살고 싶다.”

한의사로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계속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전문가이고 싶다. 그래서 나를 찾아오는 환자가 아픈 곳을 고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지혜로워져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내게 주어진 책무가 아닌가 싶다.” 

Credit Info
김지영 기자
제공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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