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심해지는 더위에 다가오는 여름이 두렵다. 세계 각국 사람들은 어떻게 무더위에 맞설까?
스페인
일상 속 쉼표, 시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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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시간 중 하나가 바로 오후 2시이지 않을까. 점심 식사 후 찾아오는 포만감은 나른함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참을 수 없는 졸음을 불러온다. 스페인에서는 이러한 생체리듬을 고려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시에스타’라는 낮잠 시간을 갖는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이때 식당과 은행, 상점 등도 잠시 문을 닫으니 스페인 여행 시에는 이를 고려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이란
최초의 에어컨, 바드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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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전통가옥 위에는 가늘고 높은 탑이 우뚝 솟아 있다. 이는 수천 년 전 현재의 이란 지역인 페르시아에서 발명된 ‘바드기르’로,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한 환기장치다. 사막 지형이 발달한 페르시아는 고온건조한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이런 구조의 건축물을 구축해 왔다. 바드기르에는 창문처럼 생긴 통풍구가 있어 외부의 시원한 바람을 실내로 끌어들이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따뜻한 공기는 위로 상승해 반대편 통풍구로 빠져나간다. 이러한 자연환기 과정을 거쳐 실내 온도가 낮아진다.
베트남
거리의 오아시스, 느억 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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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음료 한 잔만큼 반가운 게 없다. 베트남 거리에는 연유 커피 ‘카페 쓰어다’, 얼음을 넣은 생맥주 ‘비아 허이’ 등 더위를 잊게 해주는 음료가 많다. 그중에서도 ‘느억 미아’는 연둣빛을 띠는 사탕수수 주스로,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사탕수수 줄기를 기계에 넣어 즙을 짜낸 뒤 라임이나 칼라만시, 파인애플 등의 과즙을 더해 완성한다. 얼음을 동동 띄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입안 가득 청량감이 퍼지며 갈증이 순식간에 가신다. 현지에서 주문하면 사탕수수를 기계에 넣고 짜내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마시는 즐거움에 더해 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일본
시원한 물 한 바가지, 우치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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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름은 한국보다 훨씬 고온다습하다. 그래서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다양한 생활의 지혜가 전해 내려온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우치미즈’다. 한여름 강렬한 햇볕에 달궈진 길이나 마당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는 방법으로, 일종의 수동식 쿨링포그인 셈이다.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해 가는 원리를 이용해 기온을 낮춘다. 오사카 최대 서머 페스티벌 ‘우메다 유카타 축제’에서는 ‘우메다 우치미즈 대작전’ 행사를 개최해 이를 다같이 즐기도록 장려한다.
인도
천연 냉각제, 베티베르 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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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베르는 볏과 식물로, 그 향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나무와 젖은 흙이 연상되는 우디한 향 덕분에 남성 향수에 주로 사용된다. 주요 산지인 인도에서는 베티베르를 향료뿐 아니라 냉각제로도 활용해 왔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말린 베티베르 뿌리를 물에 적셔 문이나 창가에 커튼처럼 걸어둔다. 이렇게 하면 공기가 뿌리 사이를 통과하면서 베티베르 특유의 향이 퍼져 실내가 한층 시원하고 쾌적해진다.
Credit Info 조윤주 에디터 제공 덴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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