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전문점 쉐이크쉑에서 판매한 고추장쉑, 고추장치킨쉑, 고추장프라이(왼쪽부터). SPC그룹 제공
최근 전 세계 미식 트렌드 중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단연 ‘스와이시(Swicy)’다. 달콤함을 뜻하는 영단어 ‘스위트(sweet)’와 매콤함을 의미하는 ‘스파이시(spicy)’가 합쳐진 이 신조어는 ‘단맛과 매운맛의 조화’를 가리킨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스와이시 트렌드는 식사 메뉴, 음료, 주류에까지 적용되며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미국 경제·금융 채널 CNBC는 지난해 10월 “최근 미국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는 과일 풍미에 고춧가루를 더하거나 고추장과 ‘핫 허니(Hot Honey)’를 활용한 스와이시 메뉴”라며 스와이시 확산을 소개했다.
스와이시 열풍의 서막은 꿀에 고추를 넣어 만든 매콤달콤한 소스 ‘핫 허니’였다. 미국인 마이크 커츠가 2014년 개발한 이 소스는 2019년 아마존 핫소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연매출 4000만 달러(약 550억 원)를 기록하며 인기 정점을 찍었다. 핫 허니는 피자, 프라이드치킨, 심지어 칵테일에까지 응용되며 입소문을 탔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핫 허니 아포가토’, 캐나다 맥도날드는 ‘핫 허니 맥 크리스피 버거’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푸드 기업들도 핫 허니를 활용한 메뉴를 내놓았다.
K-푸드와 스와이시의 절묘한 만남
미국인 마이크 커츠가 2014년 개발한 ‘핫 허니(Hot Honey)’ 소스. 마이크스 핫 허니 홈페이지
매운맛과 단맛의 조화는 한국 음식 문화에서 오래전부터 즐겨온 맛이다. 대표적 예가 한국인의 국민 간식 떡볶이다. 이외에도 한국에서 ‘맵단’으로 불리는 한국 고유의 맛은 스와이시 열풍과 맞물려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버거 전문점 쉐이크쉑은 2020년 한국에서 한정 출시했던 ‘고추장 양념치킨 버거’를 지난해 초 미국과 필리핀에서 재출시했다. 매콤달콤한 맛의 정수를 보여주는 양념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함께 즐기는 ‘치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미식 경험이 됐다.
‘극강의 매운맛’이라는 수식어로 세계인 사이에서 도전 음식으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 역시 매운맛에 숨어 있는 은은한 단맛이 매운맛을 견디게 해준다. 고추장 삼겹살, 닭갈비, 양념갈비 등 한국 전통 음식들은 매운맛과 단맛의 절묘한 균형을 자랑한다. 매콤하면서 달콤한, 자극적이지만 편안한 맛을 지닌 ‘K-푸드’가 세계를 매혹하고 있다.
Credit Info 이채현 자유기고가 제공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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