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시즌이 다가오면 함께 주의해야 할 건강 문제가 있다. 바로 요로감염이다. 콩팥(신장)부터 요도까지 이어지는 소변길에 생긴 감염을 말한다. 특히 물놀이 후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고 있으면 습한 환경에서 세균이 쉽게 번식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전병조 교수는 “젖은 수영복 자체가 원인균을 제공하진 않지만, 세균이 침투하고 증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기 때문에 감염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감염 환자는 여름철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환경적·생리적·생활습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더운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소변량도 감소한다. 소변량이 줄면 요로 내 세균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증식할 우려가 커진다. 한 연구에서 국내 약 113만 명의 건강보험 표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기온이 20% 오를 때 요로감염으로 인한 응급실을 찾는 비율이 전체 인구는 6%, 여성은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로감염은 감염 부위에 따라 하부와 상부로 나뉜다. 소변이 모이는 방광과 소변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에 생긴 감염을 하부 요로감염이라고 한다. 방광염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가만히 있을 때 아랫배나 하부 골반의 불편감이 동반될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소변 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도 주요 증상이다.
상부 요로감염은 소변을 생성하는 콩팥과 소변이 방광으로 이동하는 요관에 생기는 감염이다. 이땐 발열과 메스꺼움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하부 요로감염보다 치료 기간이 더 길다. 신장과 신우에 생기는 신우신염이 상부 요로감염에 해당된다.
대장균이 감염 주범, 여성은 더 취약
요로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대장균이다. 주로 장내 대장균이 요도로 침입해 발생한다. 부적절한 회음부 청결 등 개인 위생, 소변을 자주 참는 습관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여성은 요도 길이가 짧고 항문과 가까워 대장균 침입이 더 쉽다. 성관계 이후 요도로 세균이 유입돼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는 것도 간접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요로감염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소변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와 원인균을 확인하고 치료한다. 전 교수는 “항생제는 처방받은 기간만큼 꼭 복용해야 하며, 증상이 나아졌다고 중단하면 재발하거나 약에 대한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 물놀이 후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기, 성관계 후 배뇨 등 일상 속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Credit Info 신영경 기자 제공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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