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m 파3. 아들도 7번, 나도 7번 아이언을 잡았다.” 언젠가 유행한 어느 브랜드의 아이언 광고 문구이다. 60대, 30대 부자(父子)가 라운드하는데 아이언 비거리가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비거리가 줄어드는데 아빠가 아들과 같은 번호의 아이언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본 골퍼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단순하게는 같은 브랜드라도 다른 모델이라는 점, 깊게는 번호만 같고 비거리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아서다.
상급자용은 스핀, 초급자용은 비거리에 초점을 맞춘다. 사진_브리지스톤골프
아이언의 비거리는 크게 세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헤드에서 두 가지(로프트와 디자인), 샤프트에서 한 가지(소재)이다. 같은 번호라도 저마다 다른 로프트를 설정했다면 비거리 차이를 부를 수 있다. 헤드 디자인과 샤프트의 소재에 따라서도 비거리가 달라진다.
같은 브랜드라도 모델에 따라 번호, 로프트가 다르다. 사진_캘러웨이골프
보통 낮은 로프트, 즉 세워진 로프트일수록 비거리가 길다. 광고에서 아빠와 아들이 7번을 잡았다고 해도 아빠 아이언의 로프트가 좀 더 세워졌을 수 있다. 실제로 아들은 34도, 아빠는 30도였다. 1클럽 차이, 아빠 7번 아이언은 아들의 6번과 같았다.
번호와 로프트는 일반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사진_타이틀리스트
헤드 모양도 비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언 헤드는 크게 세 가지 디자인으로 나뉜다. 얇은 블레이드, 두꺼운 캐비티백, 그리고 둘의 중간 형태인 미드 블레이드(미드 캐비티백)이다. 블레이드는 얇아서 날렵하다. 가벼운 헤드, 높은 무게 중심, 얇은 솔 때문에 비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캐비티백은 헤드가 묵직하다. 무게를 헤드 아랫부분에, 가장자리에 많이 배치해서 관용성이 우수하다. 무엇보다 볼을 더 멀리 치는 효과가 있다.
샤프트 소재(스틸 또는 그라파이트)에 따라서도 아이언 비거리가 달라진다. 그라파이트가 스틸보다 가볍고 탄성이 좋다. 고탄성이라 타점이 분산되는 단점이 있지만 비거리 증대 효과는 확실하다.
아이언을 선택할 때 로프트, 헤드 모양, 샤프트를 따져야 한다. 사진_테일러메이드
번호만 같은 아빠와 아들의 아이언은 요즘도 흔하다. 대부분 브랜드가 골퍼의 취향,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선택하도록 아이언 모델을 갖춘다. 비거리가 긴 아빠 아이언은 초보와 시니어 골퍼, 정교한 샷에 초점을 맞춘 아들 아이언은 선수와 상급 골퍼용으로 구분된다. 아빠와 아들로 구분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언을 선택할 때 참고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