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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궁이 잡학지식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를 섞으면 어떻게 될까?

by 사물궁이 잡학지식

자연에서 발견된 원소와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들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정리한 표를 주기율표(Periodic table)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118개의 원소가 적혀있는데, 이들 원소 중 일부를 결합하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만약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를 한데 모아 섞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실제로 실험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이론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일단 주기율표에 나와 있는 충분한 양의 모든 원소와 동위원소를 가상의 공간 안에서 균일하게 혼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온도가 중요한데, 각 원소는 온도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 중 한 가지의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주기율표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원소의 성질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표이기 때문에 상온(25°C, 1기압)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그리고 상온일 때 주기율표에 있는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상태인데, 고체 상태의 물질은 고르게 혼합하기 어려우므로 가열해서 액체나 기체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대기압(1기압)에서 몇 도까지 가열해야 모든 원소가 액체나 기체로 될까요? 고체 상태의 물질이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로 변하는 온도인 승화점이 가장 높은 물질은 원자번호 6번의 탄소(C)로 3,550-4,000℃입니다.

따라서 고체 상태가 아닌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의 승화점 이상으로 온도를 높여야 하고, 이 온도에서 대부분의 물질은 기체 상태로, 일부는 액체 상태로 존재할 겁니다. 다만, 기체가 뜨거운 액체 혼합물에 용해되지 않을 수 있으니 아주 격렬히 잘 저어서 혼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물질이 고르게 혼합됐다면 수많은 화학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겁니다. 예를 들어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산소는 대부분의 물질과 반응해 산화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화합물의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가장 낮아지는 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혼합물의 전체 에너지도 점차 낮아지고, 낮아지는 화학 에너지만큼 에너지가 방출되어 열로 나오므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온도가 더 올라가 혼합 액체는 끓어오를 겁니다.

그러다 화학적으로 가장 안정한 상태인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에 도달한 원소는 더는 반응을 하지 않을 것이고, 혼합물의 화학 반응은 점차 줄어들며 안정화될 겁니다.

이때 어떤 물질이 만들어졌을까요? 탄소의 경우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 같은 물질이 되어 있을 것이고, 실리콘은 사불화 실리콘 같은 물질이 되어 있을 겁니다.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각 원소의 모든 화합물에 대한 표준 생성 엔탈피를 알아야 하는데, 각 화합물이 형성될 때의 에너지를 의미하고, 일반적으로 표준 생성 엔탈피의 값이 낮을수록 화학적으로 더 안정한 물질이 됩니다. 화학 반응이 끝난 후라면 다들 에너지가 가장 낮은 안정한 상태로 존재할 것이고, 용액으로 있다면 용액은 식어가고 있을 겁니다.

이러한 반응물은 너무나 다양하고 온도가 높으므로 최종적으로 어떤 생성물이 만들어질지는 변수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일단 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 물질이 존재합니다. 주기율표의 맨 오른쪽 세로줄에 있는 헬륨(He)이나 네온(Ne) 등의 불활성 기체들이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남아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각 원소는 단지 전자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화합물을 형성할 텐데, 원소 자체의 물리적 성질인 질량이나 양성자 수, 중성자 수, 전자 수 등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즉, 처음 섞어준 원소의 전체 조성은 화학 반응에 의해 변화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동시에 방사성 원소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고, 이때는 원소가 다른 원소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물질의 화학적 상태와는 상관없는 과정으로 어떠한 화합물의 형태를 하고 있든 각 원소는 다른 원소로 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라늄, 플루토늄과 같은 원소의 동위원소는 중성자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면서 알파붕괴와 베타붕괴를 일으키고, 더 가벼운 원소로 변하게 됩니다. 반면에 가벼운 원소들은 중성자를 흡수하면서 더 무거운 원소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 동위원소가 다른 물질로 붕괴되는 속도는 일정하므로 조성비를 통해 이 혼합물이 섞인지 얼마나 됐는지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1기압에서 아주 오랜 시간 둔다면 핵융합이 일어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일어나기 쉬운 핵분열에 의해 큰 원자량을 가지는 물질들이 점점 줄어들 겁니다. 이때 원자량이 납과 비슷한 물질은 핵분열 연쇄 반응이 더는 일어나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즉,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결과물을 확인해 본다면 납과 같은 물질의 양이 늘어나는 식으로 반응이 마무리될 겁니다.

그렇다면 핵융합까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핵융합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원소를 더 강한 압력으로 짓눌러야 합니다. 수소로 예를 들면 태양 중심과 같은 압력이 필요하고,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처럼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 조건이 갖춰졌다고 했을 때 핵융합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이 가상의 혼합물은 조금 더 가벼워지게 되는데,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2)에 따라 핵융합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정들은 모든 원소가 적당한 압력에 적당한 비율로 혼합되어 있을 때 일어나는 상황에 조건을 추가해 가며 짜맞춘 것이므로 물질을 혼합할 때 압력이나 비율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알립니다.

그런데 우리 우주는 이미 모든 원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원소가 고르게 혼합되어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알아본 주제의 궁금증이 별의 진화 중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소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헬륨이 다시 더 큰 물질로 핵융합하여 탄소를 만들고, 탄소가 또 핵융합하여 산소를 만듭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철(Fe)까지의 원소를 만들어내며, 초신성 폭발 등의 강력한 에너지로 인해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추가로 생성됩니다. 그리고 생성된 무거운 원소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성 붕괴를 통해 더 가벼운 원소로 변하기도 합니다.

즉,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를 혼합한다는 주제에 대해서 우주는 이미 주제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는 중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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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사물궁이 잡학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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