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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궁이 잡학지식

사람은 진짜 피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by 사물궁이 잡학지식

사람은 눈의 윤활과 이물질 제거를 위해 주기적으로 눈물샘에서 눈물을 분비하는 생리적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한 눈물은 눈에 보이게 흐르지는 않아서 의식되지 않지만, 기쁨이나 감동, 슬픔, 분노, 공포, 동정 등 다양한 감정적 반응이 있을 때 흘리는 눈물은 확인이 가능합니다.

눈물은 눈물샘(Lacrimal gland)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눈의 바깥 위쪽에 위치하고, 뇌신경으로부터 오는 감각 신경과 교감 및 부교감 신경에 의해 눈물의 분비 방식과 성분 등이 조절됩니다.

먼저 감각 신경에 의한 눈물은 먼지, 강한 바람, 양파와 같은 자극에 반응하여 눈을 씻어낼 용도로 분비되는 눈물이며, 주로 물과 염분으로 구성됩니다.

교감 신경에 의한 눈물은 감정적인 상황에서 흘리는 눈물로 단백질과 호르몬(프로락틴,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류엔케팔린) 등이 포함되어 감정 표현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부교감 신경에 의한 눈물은 눈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흘리는 기본적인 눈물로 윤활 및 이물질 제거 등의 기능을 합니다.

이러한 눈물들은 눈물샘에서 만들어진 뒤 눈물샘 도관(Lacrimal gland ducts)을 통해 눈으로 분비되며, 눈꺼풀에 의해 고루 퍼진 뒤 일부는 코 쪽에 눈물소점으로 들어간 뒤 눈물소관과 누비관을 통해서 비강 내 점막으로 흡수되어 제거됩니다. 다만, 너무 눈물이 많이 분비될 때는 콧물이 되어 나오게 됩니다.

여기까지 눈물 분비의 기본적인 원리와 그 과정들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언어학적으로 슬픔을 강조하기 위해 피눈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 드라마에서는 피눈물 흘리는 장면을 연출해 감정 표현을 극대화하곤 하는데, 피눈물은 얼마나 슬퍼야 날 수 있는 걸까요?

결론을 말해보면 감정적으로 아무리 슬퍼도 피눈물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안과적으로 매우 드문 경우에 피눈물이 발생할 수 있고, 혈루증(Hemolacria)이라고 합니다.

눈에서 피가 난다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인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눈물이 생성되고 분비되는 과정을 살펴봤는데, 눈물샘에 악성종양(암)이 생겨서 출혈을 발생시켰거나 눈물샘 도관에 외상이 있어서 출혈로 혈액이 섞이는 경우 피눈물이 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눈물소관이나 눈물소점에 외상이나 염증이 생겼을 때도 출혈로 인해 피눈물이 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일반적이지 않은 증상이고, 의학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안과 진료를 꼭 봐야 합니다.

그리고 특수한 상황으로 코피를 흘릴 때 코를 막는 경우가 있는데, 흐르는 피가 너무 많아서 역류했을 때 눈 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질환이 없어도 생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서 다행히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또 혈액학적인 문제로 혈소판의 수가 너무 낮게 유지되면 혈액이 정상적으로 응고되지 않아 작은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눈물샘 주변의 혈관에서도 출혈이 일어날 수 있고, 피눈물을 흘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우 희귀하게 보고되는 현상이라서 세계 뉴스나 학회 환자 보고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즉, 피눈물을 엄청난 슬픔을 겪는 상태로 묘사하는 표현은 분명한 오류가 있고, 안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태이므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눈물과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는 행위를 감정적인 부분과 많이 연결 지어서 이해하고 있기에 피눈물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인데, 감정에 의해 눈물을 흘리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에게 감정을 공유하는 행위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감정적 눈물이라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진화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감정적 눈물과는 달리 일부 동물은 생존을 위해 눈물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도마뱀의 일부 종이 그러한데, 예를 들어 뿔도마뱀(Horned lizard)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눈에서 피눈물을 내뿜습니다.

눈 주위의 혈관 압력을 높여 피를 포함한 분비물을 눈에서 분출하는 독특한 방어 메커니즘으로 이 분비물에는 독이 있는 개미를 섭취하며 얻은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포식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눈물을 활용한 도마뱀의 방어 전략은 감정적 눈물과는 달리 생존을 위한 활용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흥미로운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Credit Info
원고 전제휘 안과 전문의

제공 사물궁이 잡학지식


※ 서비스 되는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해당 제공처에 있습니다. 웨더뉴스에는 기사를 수정 또는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불편하시더라도 기사를 제공한 곳에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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