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무언가를 알기에 앞서 ‘보는 습관’은 ‘많이 보아야’ 만들 수 있다. 학창 시절의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을 성장의 자양분이라 일컫는 이유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휘경중학교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며 성장해 가는 동아리가 있다. 이름하여 ‘문화마실반’, 전시·영화도 보고 궁궐에도 방문하며 ‘보는 습관’을 가꾸는 이들을 만났다.
영화와 지역의 역사를 살피는 나들이
“여기 맞지?” “이런 데가 있었구나. 처음 와 봐.” ,
계절 빛이 완연한 11월의 어느 오후,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이하 센터)에 휘경중학교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곳 센터에 처음 와 본다는 ‘문화마실반’ 학생들은 낯선 공간을 살피며 쭈뼛쭈뼛 로비로 들어섰다. 박아로미 교사의 인솔에 따라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이자 오늘의 도슨트를 맡은 직원이 이들을 반겼다.
“반갑습니다. 여기는 1960년대 한국 영화 촬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답십리종합촬영소가 있던 곳이에요.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시관과 고전·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체험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도슨트의 안내를 따라 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센터 투어를 시작했다. 전시관을 돌며 오래된 촬영기기와 디오라마*를 살피는 사이 “오~”, “아~” 하는 감탄사가 간간이 들렸다. 차분하게 안내를 따르며 집중하는 모습에 ‘조용하고 내향적인 친구들이 많은 편’이라는 박 교사의 소개말을 체감하나 싶었는데, 짧은 투어가 끝나고 간단한 영화 세트장이 꾸며진 2층에 도착하자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달라졌다. 그저 낯을 좀 가렸던 것일까? “자유 관람을 해도 좋다”는 박 교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를 찍거나 조성된 세트 안으로 들어가 서로의 모습을 담았다.
유명 영화의 세트 안에서 어디서 본 듯한 포즈를 취하고, 크로마키 스크린 앞에 서서 슈퍼히어로 흉내를 내는 모습에서 즐거운 활기가 전해졌다.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아 재밌어요.” “설명만 듣는 것보단 직접 만져 보고 살펴보니까 더 흥미로운 것 같아요.”
* 디오라마(Diorama): 실물을 축소한 모형
관람에서 체험까지, 다양한 자양분을 쌓은 시간
전시 관람을 마친 학생들은 길을 건너 복합체육시설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두 번째 체험 활동은 롤러스케이트 타기. 학생들은 롤러스케이트장에 들어서자마자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며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처음 타는 학생도, 오랜만에 다시 타 보는 학생도 표정이 잔뜩 상기됐다. 그 사이에서 박 교사는 학생들의 스케이트화와 보호 장구 착용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보다 안전하게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오늘이 올해 마지막 동아리 활동이라 모처럼 체육 활동을 추가했더니 좀 더 신난 것 같아요. 그동안 대학도 가 보고 고궁 체험도 했지만 주로 전시 관람을 많이 했거든요. 학교 밖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쾌활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그만큼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어요.”
학생 한 명 한 명을 챙기는 박 교사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져서였을까. 3학년 학생 14명으로 이루어진 이 동아리에는 “선생님이 좋아서” 가입했다는 학생이 유독 많았다. 작은 일도 교사에게 찾아와 상의를 했고, 사소한 수다를 떨기 위해 “선생님”을 외치는 학생도 있었다.
“저 벌써 열 번은 넘어진 것 같아요. 근데 너무 재밌어요.”
“오랜만에 타니까 좋아요. 달릴 때는 아무 생각도 안 나요.”
한바탕 질주가 끝나고 다 함께 잠시 쉬는 시간,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의 얼굴이 더없이 즐겁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졸업이잖아요. 문화마실반 하면서 놀이공원도 가고 롤러스케이트도 탈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 달에 한 번 영화도 보고 전시도 보고, 다양 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었어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지난 시간을 돌아보던 학생들 얼굴에 미소가 차올랐다. 지난 1년간의 ‘문화 마실’이 그들에게 어떤 자양분으로 남을까 궁금해진다.
Mini Interview
#전시도 보고 운동도 해서 더 좋아요
4년 만에 롤러스케이트를 다시 탔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재미있었어요. 전시도 보고 운동도 하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 곽지호 학생(3학년)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어 재밌어요
영화미디어의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아리라 재밌었어요.
- 박찬영 학생(3학년)
Credit Info 글 이지선 사진 봉재석 제공 서울특별시교육청(지금서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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