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뎅’이라는 말을 일종의 금지어처럼 생각한다. 일제의 잔재로, 어묵으로 순화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기에 우리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편하게 오뎅이라 부르는 먹거리도 방송에서나 지면 등지에서는 ‘어묵’이라 주로 칭한다. 하지만 어묵이라는 표현으로는 지금부터 이야기할 요리를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지금부터는 어묵과는 엄연히 다른 독자적인 영역이 있는 요리인 오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개요
우리는 편하게 어육으로 만든 먹거리를 통칭해서, 사석에서는 주로 오뎅이라 부른다. 오뎅은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엄연한 일본어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오뎅은 어떤 의미로 통용될까. 우리나라와는 달리 어육 먹거리를 모두 오뎅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오뎅은 일본의 나베 요리의 하나로, 뜨거운 국물에 어묵을 비롯해서 무, 곤약, 쇠고기 힘줄살, 유부, 그 외의 해산물과 야채 등을 담아서 끓여 먹는 요리다.
어묵과 오뎅의 차이
우리나라에서 어묵과 오뎅은 동의어로 쓰인다. 하지만 일본어로 오뎅은 국물을 주재료로 삼으며, 부재료 중 하나로 어묵을 사용하는 국물 요리를 뜻하는 단어다. 오뎅 요리 중에는 어묵이 사용되지 않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어묵 없이 소 힘줄과 무, 계란 등만 넣어서 끓인 오뎅도 있으며, 실제로 일본에서는 이런 오뎅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오뎅에 사용되는 부재료는 20가지가 넘게 존재한다.
표준어 논쟁
따지자면 일본어로 오뎅은 우리나라의 어묵이 아니라, 실제로는 ‘오뎅탕’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뎅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우리가 오뎅이라 부르는 먹거리를 지금처럼 어묵으로 순화해 부르고 오뎅 대신 오뎅탕이나 어묵탕이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것이 나을까. 이는 지금도 논란이 많은 주제다. 표준국어대사전 초판본에는 오뎅을 ‘꼬치’, ‘꼬치 안주’로 순화해야 하는 표현이라 기술하고 있으며, 지금처럼 어묵과 같은 의미라는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의 오뎅
일본의 오뎅 요리는 간장을 베이스로 해서 주로 조리한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맑은 국물을 내는 요리는 일반적인 오뎅이 아닌 ‘시로다시 오뎅’이라 부른다. 오뎅의 재료로 쓰이는 것은 어묵을 비롯해 다양하며, 우리나라와 같이 무를 넣어서 조리한다. 오뎅의 재료로 쓰이는 무는 상당히 인기가 많은 부재료로 꼽힌다. 조리된 오뎅의 재료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겨자나 와사비에 찍어서 먹는다.
한국의 오뎅
우리나라에서 오뎅이라 부르는 가장 대표적인 먹거리는 떡볶이, 순대, 튀김 등과 함께 판매되는 길거리 음식이다. 꼬치에 어묵을 꽂아서 맑은 국물에 푹 삶은 요리로, 주로 간장에 찍어서 먹는다. 다른 음식과는 다르게 국물은 어묵 꼬치를 먹으면 보통은 공짜로 먹을 수 있으며, 떡볶이나 순대 등 다른 메뉴를 시키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부산에서 시작된, 매운 국물에 조리한 요리도 요즘은 전국적으로 인기다.
간장 종지 논란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 오뎅은 한때 간장 종지 때문에 논란이 된 바 있다. 조리된 꼬치를 꺼내 먹는 이들이 분비물이 묻은 채로 다 같은 종지의 간장에 찍어 먹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위생 논란이 일며 현재는 바뀐 상태다. 김에 기름을 바를 때 쓰는 솔로 간장을 발라서 먹거나, 꼬치를 먹는 이들에게 별도로 소량의 간장을 내어주는 형태로 말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분무기로 간장을 뿌려서 먹을 수 있도록 하고도 있다.
일본 편의점 오뎅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은 흔하게 편의점에서 오뎅을 만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오뎅이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었다. 1970년대 말 세븐일레븐에서 처음으로 편의점 오뎅 판매를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무렵부터 세븐일레븐이 판매를 시작했다. 국물을 한가득 담은 상태에서 계속 끓인 어묵 꼬치를 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현재 더 많은 판매를 기록하는 것은 어묵만 담아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형태의 즉석 식품으로 집계된다.
대만의 오뎅
우리나라, 일본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오뎅 요리는 즐겨 먹는 메뉴로 꼽힌다. 특히 이곳에서는 편의점 오뎅이 매우 발달돼 있다. 대만에서는 어묵 꼬치는 물론 선지떡도 인기 메뉴로 꼽히며, 찻잎에 삶은 계란이 보통 함께 제공된다.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얼큰한 국물을 활용한 오뎅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 대만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즉석 식품 형태의 오뎅 메뉴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뎅은 위험한 간식?
TV에서 방영됐던 정보 제공 프로그램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오뎅은 ‘3대 위험한 간식’으로 소개된 바 있다. 오뎅 메뉴 자체나 재료 때문이 아니라, 바로 먹고 난 뒤에 남는 꼬치가 그 이유였다. 길거리 음식의 특성상 오뎅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주로 먹는 메뉴였는데, 실제로 당시에는 먹고 남은 꼬치를 가지고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오뎅 꼬치를 무기로 삼아 싸우는 영화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오뎅캔
일본에 갔을 때 한번쯤은 접해도 괜찮을 먹거리로 ‘오뎅캔’을 들 수 있다. 일본의 자판기나 편의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캔으로 된 오뎅 통조림이다. 오뎅캔은 일본 아키하바라의 명물로 유명한데, 여기에서 이걸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몇몇 유통사들이 캔으로 된 오뎅을 다양하게 시도했지만, 제대로 시장에 안착하지는 못한 상황으로 평할 수 있다.
Credit Info 제공 데일리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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