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통성명한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분명 무언가를 꺼내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는 것은 단기 기억력과 관련이 있다. 이런 일을 겪으면 나이를 먹었다고 자책하기도 하지만 이 정도 건망증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반적인 일이다. 방금 알게 된 사실이나 생각한 것은 애초에 뇌가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기억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를 스쳐가는 수많은 정보를 뇌가 잠시 붙잡아두는 과정을 작업기억이라고 부른다. 미국 시카고대학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갈로는 일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사람은 한 번에 4~5가지의 정보를 작업기억에 저장했다가 곧 잊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은 순간순간 발생하는 정보를 작업기억 안에서 저글링 하는 것과 같다.
인코딩 과정
작업기억 안에 있는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가려면 뉴런에 정보를 저장하는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컴퓨터 메모장에 글을 쓰기만 한 상태가 작업기억이고, ‘저장’ 버튼을 눌러 컴퓨터 안에 파일을 남기는 것이 인코딩에 해당한다. 누군가를 만나 통성명할 때 상대의 이름을 집중해서 듣고 기억하려고 애쓰면 장기기억이 될 수 있지만, 속으로 ‘내 소개를 어떻게 할까’ ‘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할까’ 등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상대의 이름은 작업기억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게 된다.
장기기억이 되지 못한 정보가 곧 잊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와중에 이런 일이 반복되면 상대방에게 결례가 될 수도 있고 업무 처리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단기기억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
다행히도 단기 기억력은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단기 기억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단순한 요령은 모든 암기가 그렇듯 반복해서 외우는 것이다. 특히 입으로 말하면서 외우면 정보가 장기기억이 될 확률이 커진다. 또 컴퓨터 키보드를 치는 것보다 펜으로 직접 쓰면서 외울 때 뇌가 더 많이 활성화돼 기억력이 강화될 수 있다. 외워야하는 것에 멜로디를 붙여 외우는 것도 효과적이다. 시험에 대비하는 수험생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외운 노래 중 어떤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떠오른다.
멜로디를 붙여 외운 것이 왜 기억에 오래 남는지는 학문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학자들은 멜로디를 활용했을 때 정보가 작업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각적이거나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도 기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한다. 예를 들어 가족의 생일선물을 사야한다면 선물을 고르고 구입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생일선물을 받고 기뻐할 가족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마지막으로 기억력 향상을 위해 몸의 건강도 챙겨야 한다고 권했다. 우선 잠을 충분히 잘 자야 한다. 잠이 부족하면 새로운 정보를 인코딩하는 게 더 어렵기 때문에 휴식을 통해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또 규칙적으로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해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면 뇌 건강에 플러스가 된다. 갈로 교수는 “운동은 당신이 우아하게 나이 들고, 인생의 각 단계에서 기억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redit Info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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