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21이 연재하는 [미국 와인 & 푸드, 최상의 하모니]는 양윤주 소믈리에와 함께 미국 와인과 미국산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의 조화로운 페어링을 가이드한다. 총 9편의 콘텐츠 중, 이번에 소개할 품종은 미국 와인의 놀라운 다양성을 보여주는 리슬링(Riesling), 비오니에(Viognier),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다. 주로 원산지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프랑스를 떠올리게 되는 품종들이지만 이민자들이 미국에서도 재배하기 시작했고, 현재 미국의 많은 와인메이커들이 이 품종들을 사용해 뛰어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세 가지 품종으로 생산한 미국 와인은 모두 더운 여름날 차갑게 칠링해 즐기기 좋고, 여름 보양식이나 한식 상차림의 페어링 와인으로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미국 테루아의 특징을 살린 페어링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생산한 리슬링 와인은 산도가 높은 반면, 미국 기후에서 생산한 리슬링은 보다 산미가 부드럽고 과일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리슬링은 한식이나 아시안 음식과도 부담스럽지 않게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가벼운 바디감과 깔끔한 맛으로 견과류나 고소한 음식과 매칭했을 때 꿀과 미네랄 뉘앙스 등 복합적인 풍미가 돋보인다.
비오니에와 게뷔르츠트라미너는 리슬링보다 아로마틱한 품종이다. 비오니에는 리슬링과 반대로 풀바디 와인이며 알코올 도수가 높고 멜론이나 망고 같은 열대과일향이 풍부하다. 향신료를 사용한 요리처럼 맛이 강렬하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와인 선택이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럴 때 비오니에를 선택하면 된다. 리치와 장미향인 특징인 게뷔르츠트라미너 역시 아시안 음식처럼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과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생산방식 & 스타일_ 리슬링은 본연의 맑고 깨끗한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미국에서도 오크 숙성을 잘 하지 않는 품종이다. 미국 리슬링은 유럽에 비해 산도가 절제된 편이고 잔당이 있기 때문에 짠맛이 나는 음식과 페어링하면 단맛을 끌어낼 수 있고, 견과류 등과 매칭하면 마치 오크 숙성을 한 것처럼 복합미도 느껴진다. 미국에서 생산된 비오니에와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오크 숙성을 하면 기존의 가볍고 산뜻한 열대과일 풍미가 멜론이나 바나나처럼 좀 더 텍스처가 있는 열대과일 풍미로 나타난다. 이렇게 풍만한 바디감과 진한 과일향이 느껴지는 와인은 산미가 강한 음식이나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과 함께 즐기면 잘 어울린다.
한식 & 아시안 음식 페어링_ 세 가지 품종은 한식이나 아시안 음식, 보양식과도 페어링하기 좋다. 특히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은 과일향이 과하지 않고 잔당감을 기대할 수 있는 와인과 매칭하는 것이 적합하다. 화이트 와인이라도 오크 숙성을 해서 무거운 스타일로 생산한 와인은 삼계탕에 들어간 한약재의 맛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깔끔한 스타일의 리슬링 와인이 최상의 조합이다. 비오니에와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짠 음식이나 강렬한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으며, 새롭고 재미있는 매칭도 가능하다. 흔히 육류 요리에는 레드 와인을 매칭하지만 미국에서 생산한 비오니에와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적당한 바디감 덕분에 떡갈비에 곁들여도 조화를 이룬다. 또 아로마틱한 풍미 덕분에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인 카레와도 잘 어울린다. 게뷔르츠트라미너를 일반적인 카레와 매칭한다면, 비오니에는 레몬즙을 넣어 좀 더 산미가 있는 카레와 즐기거나 역시 향신료를 사용한 음식인 똠양꿍 등에 매칭하길 추천한다.
미국 와인 & 미국 식자재를 사용한 추천 페어링
1. 샤토 생 미셸, 콜롬비아 밸리 리슬링 Chateau Ste. Michelle, Columbia Valley Riesling
워싱턴의 최대 와인 산지인 콜롬비아 밸리 AVA는 뛰어난 리슬링 산지로도 손꼽힌다. 대표적인 워싱턴 와이너리인 샤토 생 미셸은 이 지역에서 다채로운 와인을 선보이는 생산자로, 이 와인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리슬링이다. 생동감 넘치는 사과향과 미네랄 풍미를 갖춘 미디엄 드라이 와인이며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Pairing Point_ 쉽게 구할 수 있는 미국산 견과류를 곁들여 페어링해 보길 추천한다. 미국산 피칸과 블루베리를 올린 허니 까망베르 구이와 함께 즐기면 꿀이 마치 블루베리 시럽 같은 화사한 향으로 바뀌며 와인과 어우러진다. 음식과 와인 모두 당도가 있는 편인데 입안에서 두 가지 달콤함이 조화를 이루며 디저트 같은 느낌을 준다. 이외에 아시아 요리, 튀김 등과 함께해도 좋다.
*판매처: 전국 백화점, 할인점, 와인샵 등
2. 그래머시 셀라스, 콜롬비아 밸리 비오니에 Gramercy Cellars, Columbia Valley Viognier
그래머시 셀라스는 26세에 마스터 오브 소믈리에(Master of Sommelier)에 최연소로 합격한 그렉 해링턴(Greg Harrington)이 워싱턴 지역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설립한 와이너리다. 훌륭한 포도원에서 최소한의 개입으로 적은 양의 오크를 사용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비오니에 100%로 만든 이 와인은 뛰어난 산도와 신선한 감귤류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절제된 표현력과 복합미가 돋보이는 와인이다.
Pairing Point_ 미국산 비오니에는 산미가 있는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워싱틴에서 생산된 비오니에는 캘리포니아산보다 더 산도가 높고 바디감이 가벼운 편이다. 미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 카레와 매칭하면 비오니에의 산미가 향신료 향과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채소의 풍미는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
*판매처: 와인고(샵), 앤드트리(레스토랑), 와인보우(샵), 비탈(와인바)
3. 조셉 스완 비오니에 Joseph Swan Viognier
설립자 조 스완(Joe Swan)이 설립한 조셉 스완 와이너리는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에 위치한 부티크 와이너리다. 피노 누아와 진판델 외에도 비오니에, 게뷔르츠트라미너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에서 100% 비오니에로 생산한 이 와인은 발효와 숙성을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진행했다. 야생꽃의 향기와 꿀, 향신료, 열대과일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올라오며 부드러운 산미가 입맛을 돋워준다.
Pairing Point_ 피자, 연어나 참치 요리, 돼지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린다. 피자 중에서는 루꼴라 피자와 페어링하면 루꼴라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신선한 풍미가 비오니에의 풍성한 과일향과 만나 쓴맛이 완화되면서 전체적으로 향긋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독일 출신의 베첼(Wetzel) 가족이 운영하는 샤토 비앙카는 오리건에서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오리건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윌라메트 밸리(Willamette Valley) AVA에서 자란 리슬링 100%로 만들었다. 저온 발효를 통해 당도를 올리고 과실 캐릭터에 집중한 와인이다. 살구, 귤, 시트러스 아로마와 함께 리슬링 특유의 페트롤 향을 느낄 수 있으며, 균형 있는 산도와 깔끔한 피니시가 특징이다.
Pairing Point_ 쿠키, 말린 과일, 카나페 등에 곁들이기 좋다. 야식을 즐기고 싶은 여름날, 집에서 담백한 만두와 함께해 보길 추천한다. 만약 새우 만두와 페어링한다면 와인이 새우의 풍미를 더 풍부하게 끌어내 주며, 입안에서 씹히는 새우의 식감이 리슬링의 산미와 조화를 이룬다.
*판매처: 포도클럽(T.1544-6902)
5. 알렉산더 밸리 빈야드, 게뷔르츠 Alexander Valley Vineyard,s Gewurz
소노마 카운티의 알렉산더 밸리 중심부에 자리한 알렉산더 밸리 빈야드는 2010년 지속가능성 인증인 소노마 그린 비즈니스(Sonoma Green Business) 인증을 받은 가족 소유 와이너리다. 멘도치노 카운티(Mendocino County)에서 생산한 게뷔르츠트라미너 와인으로, 신선한 리치와 오렌지 블라썸, 베르가못의 신선하고 향긋한 아로마가 퍼진다. 약간의 진저 뉘앙스도 느낄 수 있다.
Pairing Point_ 게뷔르츠트라미너는 매콤한 한식과 매칭해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김치볶음밥에 곁들이면 리치와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의 풍성한 아로마가 매운맛을 중화시켜주고 음식의 기름기를 잡아주며, 과일향도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외에 바비큐나 양념치킨 등과도 잘 어울린다.
*판매처: 주요 와인 소매점
6. 이노바투스, 비오니에 Innovatus, Viognier
이노바투스는 그리스어로 혁신(innovation)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한국 출신의 와인메이커 세실 박(Cecil Park)이 2014년 나파밸리에 설립한 부티크 와이너리로 이름처럼 나파 밸리의 명성을 이어가면서도 창의적인 와인을 생산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욘트빌(Yountville)에서 비오니에 100%로 생산한 와인으로 복숭아, 구아바, 자몽과 함께 허브 아로마가 매력적이다.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으로부터 93점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Pairing Point_ 여름철에 자주 즐기는 콩국수와 페어링하면 와인의 풍성한 과일향이 콩 비린내를 잡아주고 콩국수의 재료인 오이의 향도 완화시켜준다. 그래서 오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향긋한 미국 비오니에를 곁들이면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한 소고기 냉채, 고추장 더덕 불고기 등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판매처: 신동와인 본사 직영점 한남동, 압구정동
7. 밥 카브랄 와인즈, 퀴베 와일드플라워 드라이 리슬링 소노마 코스트 Bob Cabral Wines, Cuvee Wildflower dry Riesling Sonoma Coast
밥 카브랄 와인스는 <와인 엔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가 2011년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한 밥 카브랄(Bob Cabral)이 2015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가 소노마 코스트에서 생산한 리슬링 와인으로 잘 익은 핵과일과 페트롤 향이 올라오고 좋은 산미를 갖췄다. 드라이하면서도 산뜻한 마무리로 깔끔한 느낌을 선사한다.
Pairing Point_ 돼지고기나 가금류 요리, 매콤한 음식에 페어링하기 좋다. 담백하지만 퍽퍽한 식감이 있는 닭가슴살 파니니 샌드위치에 곁들이면 리슬링의 산미가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고 샌드위치의 재료인 바질의 향이 와인에 복합미를 더해줘 시너지 효과가 나는 매칭이다.
*판매처: 튤립, 클론와인셀러
8. 리드 홀랜드 레이트 하베스트 리슬링 Read Holland Late Harvest Riesling
지난 봄 한국에 론칭한 리드 홀랜드는 캘리포니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와인메이커 애슐리 홀랜드(Ashley Holland)가 선보이는 브랜드다. 레이크 카운티(Lake County)에서 11월 중순경 수확한 리슬링을 낮은 온도에서 발효해 만다린 오렌지, 복숭아, 열대과실의 풍부한 아로마를 살렸다. 달콤한 맛과 산도가 조화로운 디저트 와인으로 여름철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 차갑게 칠링해 즐기기 좋다.
Pairing Point_ 레이트 하비스트 와인이니 단짠 조합을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하몽과 멜론으로 만든 안주는 이미 단짠의 조합이 완성된 음식인데, 미국산 레이트 하베스트 리슬링과 함께 즐기면 하몽의 육향을 와인의 산미로 완화시키고 멜론에 꿀 같은 단맛을 더해줄 수 있다.
*판매처: 엘레망, 튤립, 클론와인셀러
9. 타투 걸, 리슬링 Tattoo Girl, Riesling
워싱턴의 타투 걸 와인즈는 고품질 와인과 세련된 마케팅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워싱턴 와이너리다. 콜롬비아 밸리에서 생산한 리슬링 96%와 샤도네이 4%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레이블처럼 젊고 감각적인 스타일이다. 밝고 경쾌한 인상을 주는 과실 풍미와 페트롤 풍미가 어우러지며 복합적인 매력을 전한다. 적당한 바디감과 산미로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인이다.
Pairing Point_ 신선한 해산물 요리, 담백한 돼지고기, 매콤한 한식 등에 페어링하기 좋다. 파스타 중에서는 명란 크림 파스타와 함께해 보길 권한다. 리슬링의 깔끔한 산미가 크림소스의 느끼함과 명란의 비린 맛을 잡아주기 때문에 음식과 와인 모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매칭이다.
*판매처: 퍼플독 홍대본점, 퍼플독 송파본점, 퍼플독 송파NC점
10. 파워스, 비오니에 Powers, Viognier
빌 파워스(Bill Powers)가 설립한 파워스는 워싱턴 지역의 성장과 함께해온 선구적인 와이너리다. 워싱턴 전역에서 다양하고 독특한 환경을 담아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콜롬비아 밸리에서 비오니에 100%로 생산한 이 와인은 복숭아와 자두, 레몬그라스, 미네랄 터치가 밝은 산도와 균형을 이루며 깊이 있는 풍미와 바디감을 선사한다.
Pairing Point_ 새우, 가리비, 가재 등 구운 해산물과 페어링하기 좋고 로스트 치킨, 매운 카레, 크림 파스타 등과 좋은 궁합을 이룬다.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은 날에는 랍스터 구이에 곁들이길 추천한다. 랍스터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와인의 풍만한 바디감과 균형을 이루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판매처: 비니더샵(T.031-460-8500)
레시피 1_ 미국산 피칸과 미국산 블루베리를 얹은 허니 까망베르 구이
* 재료(2인분 기준): 까망베르 2개, 미국산 피칸 60g, 미국산 블루베리100g, 메이플 시럽 20g, 설탕 80g, 레몬즙 1작은술
1. 미국산 피칸을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5~8분간 굽는다.
2. 까망베르 치즈는 격자무늬로 칼집을 내고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3. 냄비에 미국산 블루베리 100g, 설탕 80g을 넣고 가열하여 블루베리 콩포트를 만든다. 재료가 끓으면 5~10분간 약불에 졸인 후 레몬즙을 넣는다.
4. 구운 까망베르 치즈 위에 블루베리 콩포트와 구운 피칸을 얹고 메이플 시럽을 뿌려 마무리한다.
레시피 2_ 미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 카레
* 재료(2인분 기준): 미국산 돼지고기 안심 200g, 감자 2개, 당근 1개, 양파 1개, 단호박 1/2개, 카레가루 100g, 물 400ml, 감자 전분 30g, 밥 400g
1. 돼지고기는 핏물을 빼고, 감자와 당근, 단호박과 함께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2. 예열된 팬에 식용유를 둘러 재료를 볶은 후 트레이에 따로 담는다.
3. 카레가루와 물을 넣어 끓인 뒤, 볶아둔 재료를 넣어 중불에서 함께 끓인다.
4. 감자 전분을 적당히 넣어 농도를 맞추고 밥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 마무리한다.
Credit Info 안미영 편집장 제공 와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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