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남자가 더 많다는 색각 이상

by 데일리

알고 보니 흔한, 색약에 대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주인공 문동은은 학폭 가해자 전재준에게 말한다. “재준아,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등장인물인 전재준은 ‘색약’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색각이상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색각 이상의 경우 본인이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색각이상이란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망막에 있는 원뿔세포 비율에 따라 발생하는데,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선천성과 만성 질환 등이 원인이 되는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알고 보니 흔하다는 색각이상에 대해 알아본다.

색각이상이란?

색각이상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주 심한 선천 색각이상이 있다면 시력이 매우 낮고 눈떨림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드물다. 특히 선천 색각이상자는 본인의 색인지 정도를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이 색각이상인지 인지하기 어렵다. 색각이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상생활에서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색맹, 색약 차이는?

색 구분이 전혀 되지 않고 명암만 구분할 수 있는 경우를 완전색맹이라고 하고, 적색, 녹색, 청색 중 한 가지 색의 파장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통 색약이라고 한다. 이들을 통틀어 ‘색각이상’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색맹은 색을 아예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고, 색약은 색의 다름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색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 특정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각이상을 앓고 있는 비율은 남성이 5~8%, 여성이 0.4~0.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전재준의 약점, 적록색약은?

‘더 글로리’ 속 전재준은 부잣집 아들로 친구들을 괴롭히며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에게 있는 단 한 가지 약점이 바로 ‘적록색약’이다. 초록색과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적록색약이 극 중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면서 실제로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적록색약은 말 그대로 녹색과 적색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 눈에서 색을 구분하는 일을 하는 원추세포가 있는데, 원추세포가 부실하여 그 색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때 ‘색약’이 있다고 한다.

색각이상 검사 방법은?

색각이상 검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지만 ‘이시하라 검사’와 ‘FM 100 색상검사’가 대표적이다. 이시하라 검사는 다양한 동일 색채의 원형점 배경에 비슷한 형태의 점으로 표시된 숫자와 선으로 된 시표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숫자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동그라미, 세모, 가위를 구분하는 ‘H-R-R 색각검사’로 대신하기도 한다. FM 100 색상검사는 서로 다른 색패들을 무작위로 섞은 뒤, 이를 색 순서대로 배열하도록 하여 인접한 색과 구분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직업 제한도 있다?

색각이상은 직업 선택에 제한을 주기도 한다. 항공기 조종사나 소방관, 경찰관, 열차기관사 등 색인지 역량이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직업에서는 색각이상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직업을 꿈꾸고 있다면 혹시 모를 색각이상 검사를 미리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운전면허 취득의 경우에는 신호등만 구분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색각이상이 보는 세상은?

색각이상자들이 보는 세상은 정상인 사람이 보는 세상과 색감만 다를 뿐이지, 그들만이 보는 색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색 구분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즉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어 평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성장하면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의 친딸로 등장하는 하예솔과 같이 신호등을 구분하지 못해 길을 건너지 못하고, 사과색을 찾지 못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색약 렌즈 도움 될까?

색약 렌즈는 교정용 콘택트렌즈인 크로마젠 렌즈로도 불린다. 적색맹 환자가 적색으로 착색된 렌즈를 착용한 비주시안에서는 적색 파장만이 주로 원추세포를 자극하게 되고,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주시안에서는 적색 파장을 거의 수용하지 않으므로 서로 다른 자극이 뇌에서 적색을 새로운 색상으로 인식하게 되는 원리다. 이에 이 렌즈를 끼면 색상 분별력이 높아지고 색 감각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교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색약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색약은 유전이다?

색약은 실제로 대부분 유전 질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색약은 후천적으로 망막, 시신경, 대뇌피질에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성인 원인이 대부분이다. 선천적으로 색각이상을 타고난 경우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고 알려졌다.

후천적으로도 생길 수 있다?

망막, 시신경, 대뇌피질에 생기는 다양한 질병으로 색각이상이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노화 관련 황반변성, 시신경병증, 백내증 등의 동반된 안과 질환이나 전신 질환이 있다면 후천적 색각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항결핵제 등 일부 약제를 사용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후천적 이상의 경우 선천적 이상과 달리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색약,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색약은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색의 이름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색을 혼동하거나 특정 색의 물건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미술 전공을 원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형적인 생각이다. 미술 전공을 원하는 경우 입학 제한은 없으나 역시 정해진 색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을 보는 렌즈가 독특하기 때문에 유명한 인상파 화가 중에는 색약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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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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