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오늘 같은 국경일에는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명승지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드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전통문화 유산인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전통과 멋이 깃든 우리나라 고유의 집 한옥은 햇빛이나 바람, 나무, 흙 등 자연을 활용해서 지어졌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인 건물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옥에는 날씨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 사계절을 슬기롭게 적응하고 이겨낼 수 있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먼저 한옥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웅장한 처마입니다.
대개 처마는 폭이 넓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위쪽으로 살짝 들리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이는 단순히 멋을 위함이 아닌 계절마다 변하는 태양의 고도에 따라 날씨의 특성이 맞게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과학적 원리가 적용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반구의 경우, 여름의 해는 태양의 남중 고도가 높고 겨울에는 낮습니다.
쉽게 말해 여름의 태양은 높게 뜨고 겨울에는 낮게 뜨기 때문에, 계절마다 다른 이 태양의 고도를 고려해 햇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한옥의 처마입니다.
여름철의 뜨거운 햇빛은 처마의 돌출 각도로 인해 막을 수 있어서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또 겨울에는 햇빛이 낮은 각도로 완만하게 비치는 점을 이용해 겨울에는 햇빛이 오래 머물러 집안에 온기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또한 한옥 지붕의 곡선과 형식은 비나 눈이 집안으로 들이치는 것을 막아줍니다.
빗물의 경우 지붕에 고였다가 내무로 스며들면 나무가 쉽게 썩을 수 있기 때문에 빗물이 최대한 빨리 흘러내릴 수 있게 ‘사이클로이드(cycloid) 곡선’ 원리가 적용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 한옥과 한옥 사이의 통로에는 바람을 이용한 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두 건물을 비스듬하게 보면 바람이 통과하는 길의 양쪽 간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보통 남쪽이 넓고 북쪽이 좁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좁은 길에서 바람의 속도가 빨라지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활용한 것입니다.
건물 사이 바람이 드나드는 간격을 남쪽은 넓게 북쪽은 좁게 만들어 두어, 남동풍이 주로 부는 여름에는 넓은 안마당을 통과한 바람이 건물 뒤편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그 속도가 빨라져 안채의 툇마루가 시원해지는 효과를 얻고, 반면 겨울에는 매섭고 차가운 북서풍이 이 좁은 입구를 통과해 넓은 안마당으로 나오면 바람의 속도가 줄며 한기 또한 누그러지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방안에는 대류현상을 이용해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먼저 방안에는 온돌을 깔고 아궁이에서 지핀 불에 의한 열기를 방 안 가득 퍼지게 만들어 난방을 합니다.
공기는 온도가 높아지면 부피가 커지면서 위로 상승하면서 열기가 천장까지 올라가게 되고, 천장에서 식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는 다시 바닥으로 내려오게 되는데요, 대류 현상을 이용해 공기의 순환과 열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게 하는 것입니다.
문에 바른 창호지 역시 온도와 습도 조절에 용이한 특성이 있습니다.
창호지는 닥나무 껍질에서 뽑아낸 인피 섬유가 원료이기 때문에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에 효과적이고, 표면에 있는 아주 미세한 작은 구멍들이 방안의 습도까지 자연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날씨와 자연을 활용해 그 속에서 융화되어 살아온 조상들의 지혜가 자랑스러운 것은 비단 오늘이 조상들이 우리나라를 자주적으로 지켜내려고 애쓴 날을 기념하는 삼일절이라 느껴지는 마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주변에 잘 보존된 한옥을 찾아 구석구석 숨어있는 놀랍고 신기한 과학적인 원리를 찾아보며 우리나라의 멋과 얼을 되새기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Credit Info 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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