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하기 어려운 ‘지진’, 전조현상으로 알 수 있다?"
by 웨더뉴스
지난 23년 2월 6일 새벽,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주 남쪽에서 규모 7.8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강한 지진으로 분석되는 이번 지진은, 첫 지진 이후 다수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튀르키예를 비롯한 인접 국가인 시리아에도 큰 피해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현재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됨은 물론 사망자만 4만 명이 넘고 여전히 잔해에 갇혀 구조를 기다리거나 사망한 사람의 집계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지진 재해의 규모가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사실 날씨로 인한 재난은 정확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발생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과학으로도 지진은 예측하기 어려워 미리 대비하거나 대응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지진은 지각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응력(스트레스)’이 생기는데, 이 응력으로 발생한에너지로 인해 지각이 뒤틀리거나 쪼개질 때 발생합니다.
지진 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이 지각의 구조와 변동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인데, 넓고 입체적인 지각 단층 곳곳에 쌓인 응력을 측정하기 어렵고 변동성이 큰 맨틀의 변화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 지각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넓고 깊은 땅속에 관측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각 운동의 실체 역시 모호하기 때문에 지각판의 움직임을 토대로 응력 양을 계산해 주기성으로 지진 예측을 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지진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들을 지진의 전조 현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많이 합니다.
지진의 전조 현상이라고 알려진 여러 현상 중에 동물들이 평소와는 다른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자연 현상에 더 민감해서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진동이나 지자기, 중력의 변화, 지각 속의 가스누출 등을 더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지진 발생 전 대규모로 이동하거나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지진을 미리 알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행동 변화는 일관적이지 않고, 지진으로 인한 특징적인 행동 변화라고 단정 짓기에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또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지진운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기상학에서는 ‘지진운’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진운이라고 말하는 구름은 사실 ‘양떼구름’으로 잘 알려진 고적운인데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을 때 공기의 수직 운동에 의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름입니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런 형태의 구름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력이 누적되면 단층면을 따라 전하가 정렬되고 정렬된 전하에 영향을 받아 대기 중의 전하가 정렬되면서 구름 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구름은 응결된 수증기로 형성되기 때문에 전자파가 구름 형성 과정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진 발생 전에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지진운이 지진의 전조 증상이라는 것에 대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이 없습니다.

지하수의 수질이 변하거나 라돈 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도 지진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과거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 발생 전 지하수의 수위와 수온, 수질에 변화가 관측되었기 때문에 지하수의 변화로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진으로 단층이 갈라지면 암석 내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 원소가 붕괴되면서 라돈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데, 이 라돈 가스의 농도 변화에 따라 지진이 예측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진 발생 후에 확인된 변동 사례로서,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 변수가 많아 이 현상들 역시 지진과의 상관성 규명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진 발생을 미리 알 수 있으면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진의 예측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에 있습니다.
결국 예측할 수 없는 지진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전파되는 지각의 진동을 빨리 파악해 경보를 보내는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조금이라도 빠르게 경보를 울려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전 지구적인 지각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풀지 못하는 숙제로 남을 수 있습니다.
지진을 막을 순 없지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행동 요령에 따라 대처하고, 지진과 관련한 기초 연구와 지진 예보 시스템 구축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다면 지진으로 인한 피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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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웨더뉴스 예보팀 &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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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지진에 전 세계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기부와 구호물품 지급 등의 지원을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불과 한 달 전, 우리나라도 올해 초 강화도 서쪽 바다에서 4.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었는데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염두에 두어야 할 듯합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아래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시죠.